
인센티브 제도는 최악의 동기부여 시스템이다
M.동방불패
·2018. 11. 26. 19:45
인센티브 제도는 조직에 꼭 필요한 제도일까?

많은 회사에서 연봉 외 '인센티브' 제도를 택하고 있다. 경영자들은 말한다. 인센티브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사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심지어 이들은 직원 간 인센티브의 차등 보상으로 경쟁심을 유발해 더욱 높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말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센티브'는 직원의 동기부여와 성과 창출에 있어서 최악의 제도다. 에드워드 데시 Edward. L. Deci가 진행한 실험은 성과주의의 함정을 잘 보여준다.1969년 에드워드 데시는 자신의 지도 교수와 함께 한 가지 실험을 고안했다.
당시에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소마 Soma라고 불리는 블록 퍼즐 게임이 한창 유행이었는데 (※소마 Soma -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진 일곱 개의 블록을 가지고 갖가지 형상을 만들어내는 게임) 데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블록을 사용해 종이에 그려진 서너 가지 모양을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냈다. 그는 보상이 동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는 모양 하나를 완성하면 1달러를 주었지만 두 번째 그룹에는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학생이 하나의 모양을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했지만 사실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진짜로 의도한 것은 학생에게 실험 종료를 알린 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는 설문지를 가지고 오겠다고 말하고 학생을 혼자 남겨 두고서는 한쪽에서만 보이는 유리 벽 뒤에 숨어 학생의 행동을 관찰했다. 혼자 남겨진 학생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퍼즐 게임에 따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던 학생들은 실험이 종료됐는데도 잡지보다 블록을 계속 만지작거렸지만, 보상이 주어졌던 학생들은 블록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이 대부분 잡지(방안에 소마 블록과 잡지 등을 함께 놓았다.)를 뒤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실험을 하기 전 자유시간에 재미있게 퍼즐을 가지고 놀던 학생들이 돈을 받고 실험에 응하자 어느새 보상에 길들여진 것이다.
에드워드 데시의 실험은 성과주의 제도의 허점을 정확히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보상은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수많은 기업들이 인센티브 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바로 '당근'은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보상은 즉각적으로 목표에 몰입하게 하여 직원들의 성취욕을 단기간에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처럼 직원이 인센티브에 기반한 성과주의에 물들게 된다면 오히려 보상 자체에만 집중해 수동적 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회사가 위기에 빠져 적절한 보상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때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할 위험이 생기는 것이다.
페이팔의 창립자이자 실리콘밸리의 탁월한 벤쳐 투자자로 불리는 피터 틸은 창업가가 가장 많이 실수 가운데 하나로 인센티브 제도를 뽑았다. 그는 내재적 동기가 아닌 외적 보상에 의지한 경영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고 보았다. 그는 저서인 『제로투원』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고액의 현금 보상은 직원들에게 시간을 투자해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게 만들기보다는 회사가 이미 갖고 있는 가치를 뽑아 쓰게 만든다.(...)소위 인센티브라고 해도 단기적 사고와 보상을 조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현금이라면 종류를 막론하고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한 것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한 발 더 나아가 당면할 미래에 적응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제도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저서인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직도 너무나 많은 조직들이 이러한 결과보다 검증되지도 않은 가정에 기초해 인센티브 시스템을 더 신뢰한다는 점이다.경제 위기에서 탈출하고자 한다면, 하이콘셉트, 하이 터치 시대를 맞이하고자 한다면, 사람의 능력을 당근을 유혹하고 채찍으로 처벌하는 잘못된 인습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과주의와 보상 제도를 피하고 조직의 내재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니엘 핑크는 기업이 장기적인 미션을 함께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내적 동기를 높이는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조직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기업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팀워크를 높일 수 있다면 더욱 높은 성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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