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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노트/관리학

인센티브 제도는 최악의 동기부여 시스템이다

진정한 성과는 보상이 아니라 내재적 동기가 자극되어야 한다

 

많은 회사에서 연봉 외 '인센티브' 제도를 택하고 있다. 경영자들은 말한다. 인센티브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사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심지어 이들은 직원 간 인센티브의 차등 보상으로 경쟁심을 유발해 더욱 높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말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센티브'는 직원의 동기부여와 성과 창출에 있어서 최악의 제도다. 에드워드 데시 Edward. L. Deci가 진행한 실험은 성과주의의 함정을 잘 보여준다.1969년 에드워드 데시는 자신의 지도 교수와 함께 한 가지 실험을 고안했다.당시에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소마 Soma라고 불리는 블록 퍼즐 게임이 한창 유행이었는데 (※소마 Soma -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진 일곱 개의 블록을 가지고 갖가지 형상을 만들어내는 게임) 데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블록을 사용해 종이에 그려진 서너 가지 모양을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냈다.

그는 보상이 동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는 모양 하나를 완성하면 1달러를 주었지만 두 번째 그룹에는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학생이 하나의 모양을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했지만 사실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진짜로 의도한 것은 학생에게 실험 종료를 알린 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는 설문지를 가지고 오겠다고 말하고 학생을 혼자 남겨 두고서는 한쪽에서만 보이는 유리 벽 뒤에 숨어 학생의 행동을 관찰했다. 혼자 남겨진 학생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퍼즐 게임에 따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던 학생들은 실험이 종료됐는데도 잡지보다 블록을 계속 만지작거렸지만, 보상이 주어졌던 학생들은 블록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이 대부분 잡지(방안에 소마 블록과 잡지 등을 함께 놓았다.)를 뒤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실험을 하기 전 자유시간에 재미있게 퍼즐을 가지고 놀던 학생들이 돈을 받고 실험에 응하자 어느새 보상에 길들여진 것이다. 이 말은 즉,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 보상은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를 이끌어내기 힘들며, 오히려 상황을 수동적으로 몰아가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
(참고 : 늘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하는 리더를 조심하라)

 

에드워드 데시의 실험은 성과주의 제도의 허점을 정확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째서 수많은 기업들이 인센티브 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바로 '당근'은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즉각적인 보상은 목표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 목표 이상의 성과를 이뤄내곤 한다. 그러나 성과주의는 직원에게 (단기적) 보상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하여 이들에게 기업의 '비전'이나 '가치' 등을 소홀하게 여기게 만든다. 이것은 회사가 어려울 때 지속적으로 만족할만한 보상을 주지 못한다면 직원들이 열정을 잃어버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 Daniel Pink' 또한 이제는 '당근과 채찍'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의 저서인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다음의 일화를 언급한다.

1999년 닐 데이비슨은 사이먼 갤브레이스와 함께 케임브리지에 프로그래머용 개발도구 제작 회사 레드 게이트(Red Gate)를 창립했다. 대개의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레드 게이트에도 영업 직원이 있었다. 그런데 레드 게이트는 영업 직원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없애버렸다. 왜 그랬을까?

창립 초기에 데이비슨은 아주 간단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영업 직원들은 이 시스템을 교묘히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시점으로 영업실적을 몰아 넣거나, 한 달은 적게 팔고 다음 달은 많이 팔아서 큰 격차를 만드는 방법 등이었다. 그래서 데이비슨은 인센티브 시스템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랬더니 영업 직원들도 더 복잡한 행동으로 이에 반응했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계속돼 결국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일보다 인센티브에 더 집착하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자 데이비슨은 자신의 블로그에 훗날 이렇게 포스팅했다.
"우리의 인센티브 시스템이 이와 같았다. 이 시스템은 결국 진실이 아닌 가정에 기초한 것이었다."

데이비슨은 인센티브 시스템이 회사에 득보다 해가 될까 우려해 고민 끝에 영업 인센티브 시스템을 없애버리고 급여를 올리는 혁신을 단행했다. 데이비슨이 이러한 계획을 단행할 때 몇몇 직원은 "좋은 생각이지만 '톰(익명)'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돈이 곧 원동력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센티브 시스템이 사라지자 레드게이트의 영업 실적은 향상되었다.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않은 2명의 영업 직원은 회사를 떠났지만 대부분은 남았다. 

 

 

다니엘 핑크는 데이비슨의 사례를 들며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직도 너무나 많은 조직들이 이러한 결과보다 검증되지도 않은 가정에 기초해 인센티브 시스템을 더 신뢰한다는 점이다.경제 위기에서 탈출하고자 한다면, 하이콘셉트, 하이 터치 시대를 맞이하고자 한다면, 사람의 능력을 당근을 유혹하고 채찍으로 처벌하는 잘못된 인습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탁월한 벤처 투자자인 피터 틸 또한 조직의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지만 고액의 현금 보상은 직원들에게 시간을 투자해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게 만들기보다는 회사가 이미 갖고 있는 가치를 뽑아 쓰게 만든다. 현금 보너스 역시 현금 월급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도 보너스는 일을 잘해야 주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소위 인센티브라고 해도 단기적 사고와 보상을 조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현금이라면 종류를 막론하고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주의와 보상 제도를 피하고 조직의 내재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데이비슨은 인센티브 제도를 없애고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당근과 채찍이 아닌 직원들이 일에 흥미를 느끼고 더 나은 목표를 세우며 팀워크를 높일 수 있도록 격려한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지난 글(참고 :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종교를 만들어야 한다)에서 페이팔의 사례를 들며 언급한 '지속적인 비전 공유'와도 일맥상통한다.


결론적으로 인센티브 시스템은 조직원들의 단기적 성과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기업이 장기적인 미션을 수행해 나가기에는 결함이 많은 제도로 볼 수 있다. 관리자는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조직원들이 성장하고 서로 협력하는 데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참고 문헌>
새로운 미래가 온다, 다니엘 핑크, 김명철 역, 한국경제신문, 2012
착각하는CEO, 유정식, 알에이치코리아, 2013

  • 단기적 보상에 집중하게 되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보상이 없어지면 최악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을 듯한 제도네요.

    • 네 맞아요. 외부자극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영학의 구루들이 항상 하는 말이 기업은 원대한 비전을 직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 글 잘보고 갑니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러나 소시민에 불과한 월급쟁이인 저로서는
    야근수당, 주말수당등이 없는 이 회사에서 그래도 인센티브를 받으면 참 좋더라고요 ㅎㅎ

    물론 부작용도 있지만요 ㅎㅎ

    • 저도 사실 인센티브를 받으면 당장 좋긴 해요~ㅎㅎ 그런데 항상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기업이 '가치'지향적인 목표가 없으면 항상 눈앞의 성과에 따라 채찍직 하는 문화가 반복되더라구요...ㅠ

  • 한번 팀을 이루어 일하고 말 거라면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일할 경우에는
    인센티브 제도는 말씀처럼 정말 최악인 것 같습니다.
    좋은 성과를 얻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에게나
    결국은 크게 도움이 안 되니까요.
    마음을 얻어야지 물질로 사람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사람을 도구로밖에 안 본다는 뜻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