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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노트/콘텐츠 마케팅의 이해

[유튜브 전략] 널리 퍼지는 영상의 비밀 - 1. 경외심

경외심은 공유를 부른다

 

브리튼즈 갓 탤런트예선전, 무대 뒤에서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리는 한 남자가 있다. 허름한 정장 차림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 자신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표정과 부러진 앞니는 보는 사람마저 김새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 그가 무대에 올라서자 3명의 심사위원이 힐끔 쳐다보고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다. 여자 심사위원인 아만다가무슨 노래를 준비해오셨나요?”라고 묻자 폴포츠는오페라를 부르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팔짱을 한 심사위원을 뒤로하고, 남자의 노래가 시작된다.

 

어눌한 말투와 표정, 잔뜩 긴장해 뻣뻣하게 경직된 그에게서 전혀 상상치 못했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깊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였다. 심사위원들은 자세를 고쳐 앉았고, 객석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서서히 무대를 장악했다.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객석에서는 놀라움에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고, 심사위원 사이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고, 아만다는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급기야 마지막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폴포츠가 안정적으로 고음을 뿜어내자 모든 관객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그에게 열광했다. 심사위원들 역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객들과 함께 힘찬 박수를 치고 있었다. 스타 탄생의 순간이었다. 

 

노래가 끝나고 얼떨떨하게 서 있는 남자에게 독설가 사이먼은 당신 진짜로 휴대폰 세일즈맨이냐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이어 그는 당신은 우리가 찾아낸 최고의 보석이라는 찬사를 보냈고, 옆에 있던 아만다 역시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 피어스는 우리 대회는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서 세계에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게 목적이다. 그리고 우린 지금 막 세계를 놀라게 할 보석을 찾았다. 그건 바로 당신이라며 경이로움을 표시했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1k08yxu57NA  >

이 동영상은 전 세계 네티즌을 감동시키면서 유튜브(미국의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서 9일 만에 천만 명이 다운받은 폴포츠의 이야기다. 폴포츠는 유튜브 사상 최고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일약 스타가 됐다. 그의 노래에 감동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폴포츠의 영상은 왜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을까?

 

『컨테이저스』의 저자 조나 버거 교수는 뉴욕타임스의 기사 중 어떤 종류의 기사가 가장 많이 공유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는 6개월간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7,000여 개의 기사를 분석해 반년간 사람들이 이메일로 가장 많이 공유한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연구팀은 우선 모든 기사를 건강, 스포츠, 교육, 정치 등 주제별로 분류하였다.

 

그러자 스포츠보다 교육 관련 기사가 이메일로 가장 많이 공유됐고, 정치보다 건강 관련 기사 전달 횟수가 더 많았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공유한 기사의 특징뿐 아니라 어떤 요소가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지 찾아내려 했는데, 흥미도에서 상위권에 오른 기사들은 이메일로 가장 많이 전달된 목록에 포함될 확률이 다른 기사보다 25퍼센트나 높았다. 유용성이 높은 기사도 이 목록에 포함되는 비율이 30퍼센트나 더 높았다. 예상대로 흥미도와 유용성은 공유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 결과는 건강이나 교육 관련 기사를 많이 공유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과학 분야의 기사였다. 2008년에 발표된 데니즈 그레이디의 과학 관련 기사('신비에 싸여 있던 기침을 사진에 담아내다')가 다른 기사를 제치고 가장 많이 공유된 이메일 목록에 진입했다. 과학에서도 유독 신비로운 현상이나 경외심을 자극하는 기사가 가장 많이 공유된 것이다.

 

조나 버거 교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연구팀은 앞서 연구한 기사에서 연구원들의 도움을 받아 각 기사의 점수를 매겨 순위를 책정했다. 새로운 에이즈 치료법이나 뇌종양이 생긴 아이스하키 골키퍼가 여전히 선수 활동을 한다는 기사는 경외심을 크게 자극했다. 하지만 휴일맞이 할인행사 소식은 경외심과 거리가 멀었다. 이렇게 정리된 점수와 기사의 공유 순위를 비교했더니, 경외심을 일으키는 기사는 가장 많이 이메일로 전달될 목록에 포함될 확률이 30퍼센트나 높았다. 폴포츠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크게 공유된 이유도 폴포츠의 스토리가 단순히 감동적인 수준이 아니라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rJuAUzw1aAM>

 'TVN 코리아 갓 텔런트' 최성봉씨의 이야기도 폴포츠의 사례처럼 감동과 놀라움을 안겨주며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에서 과학이나 물리학 관련 영상을 주로 다루는 애니메이션 채널인 쿠르츠게작트(Kurzgesagt) 75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쿠르츠게작트는 업로드 속도가 주기가 매우 긴데도 불구하고 특유의 위트와 신비로운 내용들로 엄청난 수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1분과학 채널도 역시 과학이나 물리학을 쉽게 다루고 있는데 비교적 늦은 업로드 주기와 영상 수에 비해 충성 구독층이 많은 채널로 꼽힌다. 두 채널은 모두 인간의 '경외감'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yS1ibDImAYU >

 

<출처 : Youtube, 1분과학>

경외심은 일종의 각성효과와 같다. 각성 상태는 한마디로 활성화 상태, 당장에라도 행동을 취할 준비가 된 상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도 올라간다. 진화론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파충류 뇌Reptilian Brain라 불리는 변연계에서 유래한 반응이다. 생리적 각성은 싸움 또는 도주 반응을 활성화해 먹이를 쫓거나 포식자로부터 달아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제는 먹이를 쫓거나 포식자에게 도망 다닐 필요가 없어졌지만 각성은 여전히 일상에서 많은 활동을 촉진한다.

 

폴포츠의 노래가 시작되자, 심사위원들은 눈이 커지거나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얼굴의 비밀』의 저자 폴 에크먼과 윌리스 프라이슨에 따르면 놀라움의 표정('깜짝눈썹 - 눈썹이 곡선을 그리며 추켜올라가고, 눈썹이 위로 들리면서 눈과 눈썹 사이의 피부가 늘어나고 평소보다사물이 더 잘 보인다) 은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한 신체적 반응이라고 한다.(※ 반대로 화가 나면 눈을 찡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문제에만 집중한다.) 또한 입을 벌리고 턱을 떨어뜨리는 행위(=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히고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닥치면 우리의 신체는 말이나 움직임을 완전히 멈추길 원하는 것이다.

 

<출처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을 담은 영화 '보헤미미안 랩소디' 중 전설적인 공연 '라이브 애이드'의 영상 컷,

이 경이로운 영상은 영화의 흥행으로 다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또한 경외심은 비교적 유쾌함에 가까운 감정이다. 유쾌한 감정도 각성효과를 가져온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소식을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조나버거 교수는 이후 진행된 연구에서 공유와 긍정도에 관한 기사도 분석했는데, 부정적인 기사보다 긍정적인 기사를 공유하는 빈도가 13퍼센트나 더 높았다고 한다.

※ 각성 상태에서 사람들이 공유를 한다는 연구 자료는 더욱 많다. 한 예로 조나 버거 교수의 연구 중 60초 동안 뜀뛰기를 실시하게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소식을 공유하는 빈도에 대해, 뜀뛰기를 실사한 사람이(혈압과 심박수가 높아진 피실험자) 2배나 더 많은 공유 횟수를 기록했다는 사례가 있다. 

 

 

<참고 문헌>

스틱, 댄 히스, 칩 히스, 안진환, 박슬라 역, 엘도라도, 2009

왕따 그리고 얼꽝...세계를 울린 폴포츠의 감동스토리, 김민주 기자, 레이디 경향, 2007 9월호,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4&artid=10014

컨테이저스, 조나 버거, 정윤미 , 문학동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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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니 2018.12.10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까 저도 공유했던 글 중에 놀랍거나 경외심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았던 거 같네요~ㅎㅎ

  • 경외감과 호기심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가장 큰 요소이군요.
    유쾌함의 각성효과가 경외감의
    가잔 큰 강점이구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