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경제와 산업7 스태그플레이션과 자본주의의 모순 자본주의와 스태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스는 연일 물가상승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이런 가운데 IMF는 지난 4월에 이미 41개국이 디폴트 위기에 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각각 경기 성장이나 하락에 별도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후퇴가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을 말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런 비합리적인 상황을 전쟁이나 유가등 여러 외부 요인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이런 외부 요인들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선 자본주의 시스템과 미국의 달러 패권이 지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알아야 한다. 물가는 본질적으로 화폐의 문제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벌.. 2022. 12. 16. 반값 치킨 가격 논란과 원가 계산법 상품 가격이 원재료 값보다 적어도 3배는 비싸야 하는 이유 최근 한 마리에 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슈를 만들었던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 논란은 사실 새로운 화두가 아니다. 과거에도 음식 가격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다. 예를 들면 '커피 원두의 원가가 400원인데 커피 한 잔 값이 4,000천원 이상인게 말이 되느냐'는 식이다. 사실 이같은 논쟁은 사람들이 '원가'와 '재료비'의 개념을 혼동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회계에서 말하는 원가는 원재료 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감가삼각 등을 모두 고려해서 산출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자영업에서(업종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상품 가격의 마지노선을 '원재료 값의 3배' 정도로 책정한다. 가격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이윤을 남기기 힘.. 2022. 12. 16. 경제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 블랙스완(black swan)은 무엇일까? 나심 탈래브가 말하는 블랙스완의 정확한 의미 요즘 미디어에 '블랙스완'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최근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경제 전문가나 유튜버 등 너 나 할 것 없이 블랙스완이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블랙스완은 엄밀히 말하면 진짜 블랙스완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블랙스완이란 본래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인 사건'을 통칭하는 단어로 전쟁이나 테러, 재난 상황 같이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극단적인 사건을 말한다. 애초에 여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정도의 사건이라면 그건 이미 블랙스완이 아니다. 사실 블랙스완이 경제적 용어로 자주 쓰이는 이유는 이 단어가 최초로 등장했던 시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08년 금융위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블랙스완이라는 용.. 2022. 12. 5. 아날로그 매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죽였다고? 사람들은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당장 나의 새로운 연인이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컴퓨터 화면 속에서만 존재한다면 어떨까? 나의 사랑스러운 반려묘가 모바일 화면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면 진정으로 교감이 가능할까? 우리가 흔히 ‘굿즈’라고 부르는 상품들은 사람들의 이런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존재한다. 누군가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에 직접 가거나 해당 가수와 관련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그들과 직접 소통하고 느끼고 싶은 욕망이 발현된 것이다. 이건 인쇄시장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전체적인 인쇄물의 매출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고객들은 자신들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의 출판물은 직접 구매하고, 경험하려는 소비행동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문화.. 2022. 11. 25. 위기의 영풍문고 이대로 가면 부도를 막을 수 없다 영풍문고가 교보문고를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 얼마 전 홍대에 일이 생겨 왔다가 잠깐 영풍문고에 들렀다. 들어가자 마자 '와, 인테리어 엄청 예쁘게 해 놨네'라고 놀라며 둘러보다가 '그럼 그렇지'하고 실망. 제작년 영풍의 오프라인 점포 수는 교보에 이어 두번째인데 매출액은 5위로 인터파크(4위)에도 밀리는 실정이다.(8월 부터 12월 까지 손실액만 11억) 지금 영풍문고의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의 '컨셉'이 없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의 강자라고는 하나 사실 이것도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알라딘이나 교보문고에 비하면 경쟁력 있다고 할 수도 없다. 특히 영풍문고와 비슷한 모델의 교보문고의 경우 2000년대 후반 산업 내에서 위기감을 느끼자 2015년 부터는 광화문점을 시작으로 각 점포마다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 2022. 11. 21. 독일 경제로 보는 인플레이션의 역사 전쟁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자금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전쟁을 겪었던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게 된다. 1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통계에 따르면 영국은 독일보다 지출이 많았다. 1918년 도매 물가는 1913년과 비교해 볼 때 독일보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에서 훨씬 더 상승했다. 그런데도 전후 다른 국가들은 독일처럼 무자비한 초인플레이션을 겪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처럼 독일의 경제를 붕괴시킨 초인플레이션 현상은 단지 전후 배상금 문제 때문만은 아니였다.(이는 당연히 독일측의 주장이다) 여기에는 금융과 관련된 조금 더 복잡한 사건들이 숨어있다. 연합국이 전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발행했던 것과는 다르게 독일은 정부 재정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2022. 11. 19. 신용의 붕괴 여신(與信) : 여신이란 한 마디로 '신용'을 준다는 말. 자본주의에서 신용은 돈과 보증을 의미한다. 신용(信用) : 1. 사람이나 사물이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 또는 그런 믿음성의 정도. 2. (경제학에서) 거래한 재화의 대가를 앞으로 치를 수 있음을 보이는 능력. 외상값, 빚, 급부 따위를 감당할 수 있는 지급 능력으로 소유 재산의 화폐적 기능을 이른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 발전은 해당 사회 구성원들의 '믿음'을 기초로 해서 이루어진다. (믿음을 통해) 돈을 맡기고, (믿음을 통해) 돈을 빌리고, (밑음을 통해) 돈을 투자한다. 믿음이 무너지면 자본주의는 붕괴한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뱅크런(bank run)'이다. 자본주의 역사상 거품이 터졌던 모든 사건은 이 믿음이.. 2022. 11. 1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