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마음은 어떻게 사로잡을까 feat.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북 리뷰
글쓰기도 결국 독자와의 소통이다
'바람이 있다면 내년에는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조금 더 가독성을 높일 수 있도록 문장의 구성이나 표현력이 지금보다는 늘면 좋겠다.'
지난해 마지막 날 새해를 앞두고 남긴 블로그 글의 마지막 문장이다. 정기적으로 포스팅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뒤, 최대한 독자의 실제 비즈니스와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을 올리고 싶었다. 그런 노력 덕분이었는지, 초창기에는블로그 글에는 공감 가는 내용이 많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포스트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내용을 전달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나 전문 영역이기도 하고 논리적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해서인지 스스로 보기에도 내용이 점점 딱딱해져 갔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 작성하는 글에 대한 대부분의 피드백이 '내용이 어렵다', '재미없다'였다.
'어떤 경우에도 지루한 글을 쓰면 안 된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거나 자신의 예술성을 보여주려는 사람은, 자신도 관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관객이 없으면 그는 스스로 만족해야 하며 사막에서 외치는 사람처럼 소멸해버린다.'
독일의 소설가 '프리츠 게징'이 저서인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해당 책의 주제가 비록 소설의 글쓰기에 맞춰있다고는 하나, 결국 글쓰기도 관객이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마케팅적 관점과도 일치한다.
사실 책의 내용은 마치 건담 프라모델의 조립 설명서처럼 (소설) 글쓰기에 대한 스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몇 가지 참고할 만한 부분을 제외하고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처럼 나의 독자가 어떤 글을 원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부분은 크게 공감됐다.
브런치를 포함해 여러 채널에 글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특히 마케팅 관련 글을 올릴 때는 페르소나로 설정된 고객의 연령대를 고려해 조금 더 친근하게 글을 작성할 필요를 느낀다. 그런 면에서 프리츠 게징이 책에 잔뜩 적어놓은 글쓰기 스킬들이 앞으로 글쓰기 작업에 때때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리츠 게징'의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매력적이어서 늘 얘기하게 되는 고전적인 이야기를 당신의 경험과 지식에 맞게 한번 만들어봐라. 그런 이야기를 당신이 몸담고 있는 환경에 갖다놓고, 당신이 잘 아는 장소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게 해보라.
p. 59
우리는 문학적 캐릭터를 통해 대리인과 배우와 가면을 찾고 발명한다. 우리를 위해서, 우리의 그림자를 위해서, 분열된 부분과 존재하지 않았던 가능성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우리의 호기심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은 길잡이와 정찰대원으로서 우리를 작품 속으로 안내한다.
P. 104
등장인물이 독자와 너무 비슷하면 지루하고, 독자에게 너무 낯설면 거리감이 느껴져 결국 외면당한다. 반면에 독자와 닮았지만 동시에 낯선 사람은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독자는 이런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 허구적인 캐릭터 안에서 자신을 보게 된다.
p. 114
글을 쓸 때 자신의 언어가 수단이 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지,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묘사와 비평을 넣지 않도록 하고, 고백하지 마라. 자신이 다루는 소재를 잘 통제하라.
p. 311
그러나 역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의 커버에 적혀있던 '반드시 두 번째 문장을 읽도록 첫 문장을 써라' 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