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노트/콘텐츠 마케팅의 이해

배달의 민족 유명인 쿠폰 논란에 대해서

M.동방불패 2019. 7. 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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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배달 앱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최근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에게 만 원짜리 쿠폰을 뭉텅이로 지급하는 마케팅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고객 포인트 혜택 축소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받던 차라 소비자들은 해당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사태가 커지자 배민 측은 지난 6월 19일 배민은 공식 SNS에 사과문을 올려 "배달의 민족이 지급한 'OO이 쏜다' 쿠폰을 보면서 실망하신 많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배민은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희의 생각이 짧았다"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배민의 발 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탈퇴 움직임 등 여론은 싸늘한 상황입니다.

 

<출처 : 배달의 민족 공식 인스타그램>

 

저는 평소 우아한 형제들의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때문에 현 상황 또한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최근 타다 등의 이슈 때문에 묻혀서 그렇지 사실 배민도 초기 수수료 문제 등으로 논란이 많았던 플랫폼 업체 중 하나였으니까요.

 

배민은 과거 부정적인 여론과 이슈가 커질 때마다 늘 빠른 대처와 특유의 마케팅 기법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갔습니다. 배민만의 독특하고 위트 섞인 마케팅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젊은 층들에게 어필해 높은 브랜딩 효과를 만들어왔습니다. 특히 수수료 논란 때는 가장  먼저 수수료를 폐지하며 배달 앱 업체 중 가장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었죠. 물론 수수료 폐지 이후 요금제 변경으로 인한 광고비 문제로 조삼모사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요.

(참고 : 배달의민족, "수수료 버리고 흑자 이뤘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항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택시 업계와의 마찰로 떠들썩한 '타다'에서도 알 수 있듯 대다수의 공유경제 플랫폼의 성공은 필연적으로 기존의 시장을 파괴하게 됩니다. 이것을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혁신으로 볼지, 시장 교란으로 볼지는 각자의 판단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개개인의 윤리적 관점이나 이해관계에서 나오는 '잡음'입니다. 해외의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의 성공 유무와 상관없이, 아니 오히려 성공할수록 해당 산업에 대한 찬반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고 :

우버 내 성추행 사건 논란... 칼라닉 CEO "긴급 조사 지시"

공유경제의 두 얼굴... "경제활동 인구 늘려" "상거래 질서 흩트려"

 

기업은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자사 브랜딩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그럼 배민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주류 고객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취한 전략은 무엇일까요? 바로 젊은 층의 공략입니다. 이들은 변화에 예민하고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특히 배민은 콘텐츠 마케팅을 기반으로 여러 프로모션과 배민 캐릭터, 유머 코드 등으로 많은 팬덤을 구축해왔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와 팬덤은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늘 따라다니는 '비윤리성'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즉, 뇌관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출처 : 배달의 민족 공식 인스타그램>

우아한 형제들은 필립 코틀러가 강조한 브랜드는 '인간적'이고 '친근함'을 가져야 한다는 법칙을 매우 잘 이해한 기업 중 하나였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누구나(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자유롭게 온라인에서 소통이 가능하며, 콘텐츠의 전파 또한 매우 급속히 이루어집니다. 배민의 마케팅도 이러한 점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시대에는 필연적으로 기업의 투명성과 진솔함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관점을 필립 코틀러는 저서인 『마켓 4.0』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에서 고객은 기업의 브랜드 포지셔닝 약속을 평가하고 면밀히 조사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갖게 됐다. 소셜 미디어의 부흥 덕분에 투명성이 확대되면서 브랜드는 더는 거짓되고 입증할 수 없는 약속을 할 수 없게 됐다."

 

<출처 : 기리보이 인스타그램>

 

배민의 이번 논란에서 핵심은 충성 지지층의 배신감입니다. 특히 배민처럼 게임 체인저를 팬덤화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신뢰를 잃는 속도도 매우 빠르겠죠. 또 이전과는 다르게 배민의 발 빠른 대처는 오히려 악수(惡手)가 되어버렸습니다. 배민의 사과문을 보면, "쏜다 쿠폰'은 쿠폰을 받은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다시 그 주변에 나누어주는 기쁨" 아리고 표현하며, "함께 나눠먹는 즐거움을 기대하며 5년 전부터 해 온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당 문구는 지극히 기업의 입장입니다. 마케팅은 전적으로 고객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태를 수습하기에 급한 나머지 본질을 체크하지 못한 것이죠.

 

고객의 입장에서는 사실 배민이 어떤 마음으로 마케팅을 했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겐 혜택의 대상이 그동안 배민을 사랑해온 자신이 아닌 유명인들이었던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요. 결국 종합해보면 이번 이슈에 대한 배민의 사과문은 '자사 입장을 대변하는 진정성 없는 변명'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저는 배달의 민족이 이번 사태로 배달 업계의 1위 자리를 쉽게 내놓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변화는 작은 곳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봐왔습니다. 이번 논란으로 배민의 브랜드 가치에 균열이 생긴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이네요. 배민이 그간 여러 차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위기대처 능력을 보여줬던 기업이라 이번 이슈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ㄴ 관련 글 : 배달의민족이 혁신 기업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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