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울 때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다
정치와 경제를 따로 볼 수 없는 이유
우리나라의 산업화 이후 벌어졌던 민주화 운동(부마항쟁, 5.18, 6.10)은 공통점이 있다. 시위가 일어난 시기가 모두 글로벌 경제위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부마항쟁(1979년)과 5.18(1980년)은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인상기 때 시위가 발생했고 6.10(1987년)또한 블랙먼데이라 불리는 주가 대폭락 시기에 일어난 사건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크게 번졌던 반정부 시위(아랍의 봄, 2010년)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중동과 아프리카의 경제악화 시기와 겹친다.
'인간이란 아버지가 죽임을 당해도 곧 잊을 수 있지만, 자기 재산의 손실은 여간해선 잊지 않는다.' 근대 정치철학의 아버지 마키아벨리가 한 말이다. 마키아벨리의 표현처럼 인류 역사적 크고 작은 사건은 거의 모두 경제가 원인이었다.
국정에서 최고 권력자를 의미하는 총리나 수상은 본래 '재상(宰相)'이라 불렸다. 여기서 '재(宰)'라는 글자의 어원은 '짐승을 잡아 요리하는 백정'이라는 뜻으로 재상(宰相) - '고기를 잡아 나누어주는 사람', 즉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It's the economy, stupid"(중요한 건 경제야 이 바보야)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 내걸었던 선거운동 문구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클링턴이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던)아버지 부시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에는 경제문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민들이 일당독재에도 불구하고 자국 정부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중국 공산당이 G2라는 세계 경제대국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제 2의 히틀러 소리를 듣고 있는 푸틴도 러시아에서만큼은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한다. 푸틴이 집권하자 침체에 빠졌던 러시아 경제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는 내전과 혁명 등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개도국들이 이미 너 나 할 것 없이 IMF에 달러지원을 요청하고 있어 연쇄 부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다. 모든 정치적 현상의 이면에는 경제가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