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케팅 - 작은 마케팅 클리닉(상)
'작은 마케팅 클리닉'에 다녀오다 - by 잉기
지난 1월 5일 오전 10시, 패스트파이브 신논현점에서 클론 컨설팅 이상훈 대표 컨설턴트의 “작은 마케팅 클리닉”이 있었다. 이번 강의는 3시간 동안 총 4개의 소주제로 진행되었다. 각 소주제는
1. 마케팅 프레임워크 한눈에 익히기
2. 돈 안 들이고 마케팅하기
3. 대기업도 이기는 작은 회사의 마케팅 전략
4. 작은 회사를 위한 고객 창출 시스템
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강의를 듣고 마케터님이 말한 ‘작은 마케팅’이라는 말이 스타트업에 적합한 내용인 것 같아 후기를 작성하였다.
마케팅은 마케팅인데 ‘작은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어른과 아이가 먹는 것이 다르고 활동하는 것이 다르듯, 전통적인 대기업이 하는 마케팅과 스타트업이 해야할 마케팅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위 이미지는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에 등장하는 기술 혁신 주기에 따른 시장의 분리다. 우리가 알고 있던 마케팅은 ‘전통적 마케팅’에 속한다. 하지만 초기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전통적 마케팅의 방식을 따라하려다가는 ‘캐즘(협곡)’에 빠지고 만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4개의 소주제로 들어가기에 앞서 마케팅의 관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을 보는 관점에는 흔히 ‘마케팅=비즈니스’로 보는 광의의 마케팅과 광고, 홍보, 판촉 등의 프로모션으로 보는 협의의 마케팅의 2가지 관점이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지만, 마케팅을 넓은 의미(‘마케팅=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 관점은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드러커가 본인의 저서인 『매니지먼트』에서 “사실 세일즈와 마케팅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다. 심지어 의미상 보완적인 부분조차 없다. 물론 세일즈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마케팅의 이상은 세일즈를 불필요한 것으로 만드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 마케팅이 추구하는 바는 고객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 맞춤으로써 제품이 저절로 팔려나가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마케팅의 관점을 잡고 나서 강의는 본격적으로 4개의 소주제로 들어갔다.
1. 마케팅 프레임워크 한눈에 익히기
첫 번째 소주제는 “마케팅은 대화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대화(Communication)’의 사전적 정의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이다. 이런 대화와 마케팅이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을까?
일반적인 대화에는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과 ‘메시지’가 존재한다. 그리고 메시지가 전달되는 통로인 ‘채널’과 그 채널에 맞게 바꾸는 과정인 ‘코딩’또한 필수요소다. 하지만 말하는 과정만 있다면 대화가 될 수 없다. 듣는 사람으로부터 돌아오는 ‘피드백’과 그것을 다시 말하는 사람이 반영하는 ‘기획’의 과정이 있어야 완벽한 ‘Com’munication이라 할 수 있다.
마케팅의 과정을 이에 대입시켜 보자.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은 각각 ‘회사’, ‘고객’에 쉽게 매칭시킬 수 있을 것이다. 메시지는 ‘상품’에 대입할 수도 있겠지만 메시지 자체는 ‘가치’에 좀 더 가깝다. 그럼 나머지 부분(채널, 코딩, 피드백, 기획)은 어떻게 매칭시킬 수 있을까? 우선 ‘채널’에는 ‘유통’을 대입해 볼 수 있다. ‘코딩’자리에는 ‘제품(서비스)’이 들어간다. ‘메시지’를 듣는 사람의 채널에 맞추어 ‘코딩’하듯 ‘가치’를 고객에게 맞는 방식에 맞추는 것이 제품이라는 뜻이다. 창업자들이 많이 착각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 ‘고객’을 생각하고 맞는 방식에 대한 제품을 생각해야 하지만 많은 창업자가 제품과 채널을 먼저 갖춰 놓고 ‘고객’에게 욱여넣기에 망한다. “우리 제품 좋은데 왜 안 팔리지?”, “내꺼 맛있는데 왜 안 사가지?”등의 의문점들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피드백’은 ‘(지불하는)행동’에 대입할 수 있다. 그리고 ‘기획’은 큰 의미 변동없이 피드백을 반영하여 ‘기획’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대화의 구조와 마케팅의 구조를 도식화하면 위 그림과 같다. 두 이미지에서 마케팅의 프로모션은 대화의 구조에서 좀 벗어나 다르게 위치한다. 하지만 여기서 삐져나온 이 녀석이 문제다. 위에서 순서를 잘못 생각한 창업자들이 프로모션으로 고객에게 제품을 우겨넣으려는 순간 이 녀석은 돈 먹는 하마로 돌변한다. 강의는 여기서 두 번째 소주제로 넘어간다.
2. 돈 안들이고 마케팅하기
대화의 구조에는 없지만 마케팅의 구조에는 있는 돈 먹는 하마는,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입장에선 지속적으로 하기 힘든 요소이다. 그러면 이 프로모션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답은 바로 “프로모션을 상품에 집어넣어라”이다.
위 사진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애플의 맥북이다. 이런 모습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잡스는 맥북에 애플 로고를 넣을 때 방향을 누구 중심으로 설정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또한 사용자가 노트북이 켜진 동안은 애플의 로고를 볼 일이 없지만, 어두운 카페 조명 아래에서도 로고가 잘 보이도록 불이 들어오게 설계했다. 이 사진과 같은 광경을 본 사람들은 ‘나도 노트북 하나 사야 하는데… 맥북을 사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것이 프로모션을 제품에 통합한 것이다..
애플이 너무 대기업이라 공감이 안 된다면 다른 예를 보자. 제주 아침미소 목장에서는 이전에 요구르트 통에 둘린 띠에 주문신청서를 넣었다. 작성 후 사진을 문자로 보내면 재구매가 가능하도록 하여 어렵지 않게 재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개인적으로 조사해 본 바로는 온라인 채널 확보 후 현재는 없어진 듯하다. 하지만 판매링크를 QR코드로 띠에 넣는다면 이전과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작은 마케팅의 핵심개념인 “(광고가 아니라) 상품으로 소통한다”이다. 여기에서 상품은 물질적인 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눈여겨 볼 것이 핫메일(Hotmail)의 예다. 핫메일은 96년 서비스 시작 후 메일 하단에 “P.S. I love you, Get your free E-mail at Hotmail.”이라는 문구를 넣고 마지막 단어인 Hotmail에는 회원가입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걸었다. 이렇게 제품에 프로모션을 넣는 방법으로 자연스러운 홍보를 할 수 있었고 18개월 후 1,200만 명의 사용자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97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와 4억 달러라는 금액으로 M&A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핫메일 외에도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전략은 얼마 전 글에 이어 다시 언급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우아한 형제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은 특정 브랜드가 서비스에 추가될 때마다 ‘OO도 우리 민족이었어’라는 카피를 붙인다. 민트색 헬멧 캐릭터가 등장하는 카피는 크지 않아도 빨강, 노랑, 갈색이 대부분인 요식업 간판 사이에서 눈에 띈다. 그저 작은 안내일 뿐이지만 핫메일의 마지막 문구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품에 프로모션을 집어넣는 것으로 ‘작은 마케팅’이 다 끝난 걸까? 아니면 무언가 다른 전략이 더 있을까? '작은 마케팅 클리닉 (하)'에서 그 전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작은 마케팅 클리닉, http://klon.kr/, 2019.1.7 접속
캐즘 마케팅, 제프리 무어, 윤영호 역, 세종서적, 2015
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 남상진 역, 청림출판, 2007
네이버 어학사전, 대화, https://ko.dict.naver.com/#/entry/koko/7982152f17074066b8c553049e38033f, 2019.1.7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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