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세이/책 리뷰

미디어 산업과 마케팅에 대하여 - feat. <마케팅 반란> 북 리뷰

M.동방불패 2019. 1. 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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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과 브랜드, 그리고 광고

 

오랜만에 팀에 신입직원이 들어왔다. 스타트업에 다니는지라 경력에 비해 선임보다 후임근로자가 훨씬 더 많지만 여지껏 후임들 중 누구에게도 책을 추천해준적은 없다. 내가 누구에게 좋은 책을 추천할 만큼 뭘 많이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주변을 보면 독서를 즐겨하는 사람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이번 신입분은 나에게 책을 추천해달란다.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별고민 없이 『마케팅 반란』 을 읽어보라고 권했다.(원제는 'The Fall of Advertising and The Rise of PR' 인데 훨씬 책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알 리스(그리고 그의 딸 로라 리스)가 지은 이 책은 내가 읽은 마케팅 관련 서적 중 언론과 마케팅에 대한 가장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줬던 책이다. 우리팀의 이름인 '미디어사업본부 광고전략팀'에 이보다 어울릴 책이 있을까 싶다.

 

알 리스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광고가 범람하는 시대에 이제 광고는 '신뢰'를 잃었다. 언론 홍보(PR=퍼블리시티)를 통한 브랜드의 형성만이 상품에 생명을 부여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광고는 이제 메인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형성된 브랜드를 보완해주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 책에서 알리스는 'public relations'와 'publicity'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여기서 PR은 그냥 언론 홍보를 뜻한다. 애초에 구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퍼블리시티의 개념으로만 이해하고 있는듯 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광고산업은 여전히 호황이다. 아직도 많은 마케팅 종사자들은 광고를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언론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회사에 다니는 나같은 사람에겐 <마케팅 반란>에서 내내 주장하는 브랜드 확립과 광고의 관계에 대해 와 닿는 내용이 참 많았다.

 

 

실제로 업계에서 일하다보면 흔히 '보도자료'라고 불리는 '유가기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네이버는 자사에 '검색제휴'가 되어 있는 매체의 경우 자신들이 정한 어떤 기준에 벗어나는 유가기사 등이 송출되면 벌점을 부여한다. 벌점이 기준치를 넘어가면 네이버 검색제휴에서 탈락하게 되는데,(네이버 검색제휴의 탈락은 그 매체는 거의 파산을 의미한다.) 매체에서는 벌점을 각오하고 유가기사를 송출하는 경우도 많다...유가기사가 그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증거다. (광고주들은 다른 광고수단보다 아직도 유가기사 즉 언론을 통한 홍보가 가장 효율이 좋다고 말한다. 실제로 광고 유형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도자료 형태의 유가기사가 일반적으로(광고중에) 단가가 가장 높다.)

 

<마케팅 반란>에서 알 리스가 주장하는 내용이 지금 다시 중요한 이유는 미디어가 개인화되면서 마케팅사적 변화가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 유튜버의 엄청난 수익구조, 게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체류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게임도 미디어다.)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것은 다시 언론과 마케팅, 그리고 광고산업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다양한 방법론이 쏟아져 나오지만 알 리스가 <마케팅 반란>을 통해 미디어와 마케팅의 본질을 찾으려 했던 노력은 <프로파간다>이후 PR분야의 고전으로 꼽혀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속에서>

 

광고비는 높아지고 광고 효과는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광고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마다 광고비 지출은 GDP 성장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p. 47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인 광고가 이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역사의 실례를 살펴보면 해답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커뮤니케이션 기법들은 가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면 예술형식으로 변화한다.

p. 52 ~53

 

광고로는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변화시키는 일이 무척 어렵다. 광고는 두 가지 불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첫째, 광고 자체는 신뢰성이 결여되어 있다.

둘째, 사람들이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브랜드 역시 신뢰성이 결여되어 있다.

하지만 PR은 이 두 가지 문제을 동시에 해결해준다.

p. 100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언론매체의 보도인 것이다.

p. 180

 

정상에 도달하는 모든 브랜드는 호의적인 내용의 퍼블리시티를 통해 그렇게 된 것이다. 품질이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뛰어날지라도 퍼블리시티가 없이는 제대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p.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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