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당신의 영상을 아무도 안보는 이유
M.동방불패
·2018. 12. 3. 17:00
내가 만든 영상은 왜 인기가 없을까?
최근 주변에서 유튜브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스타 유튜버의 출현과 그들의 수입이 알려지자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유튜브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유튜브를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재테크 수단, 나아가 직업으로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열풍에 비해 실제로 유튜브로 만족할만한 수익을 올리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영상을 몇 개 만들다 포기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힘들게 만든 영상이 하루에 몇 뷰 되지 않는 것을 날마다 지켜보다 제풀에 지쳐버린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당신이 만든 영상을 보지 않을까?
모바일 마케팅 전문가 경호빈씨는 저서인 『모바일 동영상 마케팅』에서 당신의 영상이 주목을 끌지 못하는 원인으로 다음의 네 가지 이유를 든다.
1.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종류와 수의 콘텐츠들이 소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텍스트, 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존재하고, 동영상 형태를 띤 콘텐츠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때문에 내 동영상이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유튜브는 1분에 3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온다. 이것은 내 영상이 누군가에게 노출되는 것보다 그냥 지나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아무리 내가 콘텐츠를 잘 만들었어도 그 콘텐츠를 소비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사용자에게 없다면 절대 그 콘텐츠는 소비되지 않는다.
3. 어떤 콘텐츠가 소비되고 또 실제로 사용자에게 어필되었다 하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사용자들은 공유를 기피한다.
공유를 기피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다. 가령 소비자가 실제로 그 콘텐츠를 즐겼고 재미를 느꼈다 하더라도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 공유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플랫폼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도 있으며, 타인에게 나의 소셜미디어가 '광고 천국'으로 인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공유를 거부할 수도 있다. 그나마 가장 미디어/콘텐츠 소비와 공유, 반응에 적극적인 20대 학생의 경우에도 최근 조사는 마케터들에게 좌절감을 갖게 한다.
(※ 최근의 연구는 연령대가 낮은 학생층에서 콘텐츠 공유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채널을 가장 적극적인 공유 공간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공유보다는 '콘텐츠 소비'용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예전에 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정 콘텐츠가 적극적으로 공유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 어떤 콘텐츠가 재미있고 공유도 잘 되었다 하더라도 공유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에게 노출될 기회는 여전히 적으며, 생각보다 회자되는 시간이 무척 짧다.
어떤 콘텐츠가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더라도 그 시간은 무척이나 짧고, 어느새 그 오르내리는 콘텐츠는 일주일도 안 되어 다른 콘텐츠가 대체해버리고 순식간에 잊히게 된다. 또한 동영상이 인기 있다는 말을 들은 사용자라 하더라도 그 콘텐츠를 자신의 수고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찾아서 보는 경우는 적다. 친구가 직접 링크를 걸어주거나 보여주지 않는 이상 자신이 직접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들어가 검색하지 않는다.
경호빈 작가에 따르면 갈수록 콘텐츠가 공유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으며, 당신의 콘텐츠 또한 이런 이유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바이럴'에 대한 환상이 큰 것 같다. 이들은 웹에 콘텐츠를 만들어두면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공유 버튼을 누를 것이라 기대한다. 이렇게 공유된 콘텐츠는 마치 감기 바이러스처럼 자동적으로 퍼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데릭 톰슨'은 자신의 저서인 『히트 메이커스』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2012년에 야후의 몇몇 연구자가 트위터의 온라인 메시지 수백만 개의 전파 경로를 조사했다. 그런데 이들 메시지의 90퍼센트 이상이 전혀 확산되지 않았다. 7배 이상 공유된 것은 전체의 1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 가장 인기 있는 공유 메시지조차 바이러스처럼 퍼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보는 소식의 대부분은 (약 95퍼센트)은 원 정보원에서 직접 나왔거나 한 다리 정도 건너서 나온 것이었다.
(…)
이러한 확산이 가능한 또 하나의 기제가 있다. '전파적 확산'이 바로 그것이다. 이 경우에 수많은 사람이 한 출처에서 정보를 얻는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슈퍼볼을 지켜보는 시청자가 1억 명이 넘을 정도로 방송 전파의 위력은 엄청나다.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웹 사이트의 경우 일일 방문자 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무언가가 인기가 있다는 혹은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아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반드시 바이러스처럼 급속도로 퍼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인터넷에서는 모든 정보가 바이러스처럼 퍼질 것 같아도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거나 심지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야후 연구자들은 인터넷상에서의 인기는 '최대 전파 단위'의 크기에 좌우된다 라고 결론 내렸다.
히트 메이커스에서는 바이럴 신화는 착각이며, 오히려 웹에서도 매스미디어의 형식으로 전파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여러 전략적인 수단으로 콘텐츠 전파되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 수는 있지만 폭발적인 확산은 결국 '한 지점'(=대게 유명인이나 영향력이 있는 채널을 통해)을 지나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릭 톰슨이 '바이럴'에 대해서 다소 인색한 측면이 있다해도 핵심은 당신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면 당신의 콘텐츠도 당장 시선을 끌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유행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럴 경우 당신이 유튜브에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려도 조회 수나 구독자 수가 정체되어 지지부진한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당신은 이런 상황에 몇 가지 요구되는 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해 결국 충성 오디언스를 늘리는데 실패한다. 무관심에 지친 영세한 크리에이터들은 결국 다시 소비층으로 돌아선다.
어떤 시장도 마찬가지겠지만 트래픽이 몰리는 곳에는 특히 전략적인 기획력이 필요하다. 물론 '누구도 내 영상을 보지 않아도 상관없어' 라고 생각한다면 취미로 만들어 올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현재 성공한 블로거나 유튜버 중에서도 이렇게 시작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크리에이터라면 대부분 자신의 창작물을 누군가는 봐주길 원하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략의 수립은 지속적인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된다. 또한 콘텐츠를 다루는 마케터라면 이런 부분에 더욱 민감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만든 영상(=콘텐츠)을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사례와 자료를 차차 포스팅할 예정이다. 그래도 콘텐츠를 공부하면서 내가 느낀 점을 한 가지 키워드로 언급하자면 결국 '고객 지향'이라고 말하고 싶다. 콘텐츠 생산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 물론 나와 상대방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콘텐츠도 결국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일기를 쓴다면 모를까 내가 만든 콘텐츠를 정말 누군가가 정말 보게 만들려면 나보다는 상대방에게 더욱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참고 문헌>
모바일 동영상 마케팅, 경호빈, 프레너미, 2016
히트 메이커스, 데릭 톰슨, 이은주 역, 21세기북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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