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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노트/마케팅 원리와 기술

무한도전이 종영된 근본적인 이유

무한도전과 평균이하 프레임의 역설

 

 

"외모로만 판단하지 마세요. 못생긴 게 더 진국이랍니다."

'Think small'

'이 차는 당신의 집을 더 크게 보이게 합니다.' 

 

딱정벌레를 닮은 외형으로 유명한 폭스바겐 '비틀'의 광고 카피이다.

폭스바겐은 단점을 솔직하게 내세우는 광고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폭스바겐이 미국에 진출한 1949년 첫해 딜러에 의해 판매된 차는 단 2대였다.

그러나 이후 폭스바겐은 1955년 한 해에만 100만 대를 파는 기염을 토한다.

당시 대형차 위주의 미국 시장에서 소형차였던 '비틀'의 메가 히트는 재치 있는 광고 덕분이었다.

 

가축외양(家丑外楊 - 자기 집 허물을 밖으로 드러낸다.)

'자기 상품의 문제를 스스로 알림으로써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

이러한 마케팅을 기법을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자신의 저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솔직성의 법칙(The Law of Candor)'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것에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폭스바겐은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이란 무의식을 건드리는 전략을 취했다.

※ 사람은 자신과 닮았거나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되면 호감을 느낀다.

유사성에 관련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나 이성을 선택하는 기준, 설문의 응답률,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이나 '희소성'에 대해 동경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대게 평범하다.

폭스바겐은 '비틀', '벅'(=딱정벌레)이라는 닉네임에서도 보이듯이

못생김, 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구성이 좋은' 등의 프레임을 장착했다.

그런 폭스바겐에 대중은 친근감을 느꼈다.

유사함에서 오는 동질성이 제품의 대한 호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코미디언 황제라 불리는 故 이주일씨의 유행어다.

 

<출처 : 이주일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FNPyLhr4a8>

 

이주일의 유행어는 지금도 방송사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유행어 당사자인 이주일 또한 코미디계의 레전드로 기억되고 있다.

이주일과 그의 유행어가 이렇게 오래 사람들의 뇌리에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자조석인 문구는 

화려한 연예계 속에서 왠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우리들과 더 닮아있다.

이것은 폭스바겐의 비틀이 취했던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

이주일의 못난이 프레임과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그는 전설적인 코미디언이 되었다. 

 

이와 비슷한 프레임으로 최근까지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TV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얼마 전 많은 논란을 뒤로 하고 종영한 무한도전이다.

 

<출처 : MBC 무한도전>

 

그들은 방송 초기부터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는 키워드로 대중적인 호감을 쌓아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방송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내세운 '평균 이하'라는 포지셔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타가
 되어버린 멤버들의 소득수준과 인지도는 이미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것(=평균)보다 훨씬 높아져 있었다.

단점 마케팅이 더 이상 대중에게 진솔하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점점 대중은 그들에게 공감하기 힘들어졌고, 프로그램은 정체성을 잃어갔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흔하다.

'단점' 마케팅으로 유명한 렌터카 업체 아비스도 2인자 포지셔닝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아비스는 단점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한 사례로 기억된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성공에 심취한 아비스는 이후 렌터카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고 싶어 했다. 

 그들은 입장을 바꾼 광고를 내보냈다. 

 

'아비스는 1위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대중의 머릿속 아비스는 여전히 2위였다.

 광고가 나간 후, 아비스는 다시 대중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무한도전과 아비스의 사례는 상황은 반대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스스로 정한 기준에 어긋나기 시작하면 소비자는 혼란스러워한다.

 

 

 

솔직성의 법칙은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어낼 때 효과를 발휘한다.

섣불리 자신의 '문제점'만 오픈하고 제대로 된 기준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실익은 챙기지 못한 채 경쟁력만 잃을 수도 있다.

 

마케팅에서는 종종 명백한 사실을 추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일단 정해진 마음을 바꿀 수 없다면, 

두뇌 속에 이미 저장된 아이디어나 개념을 이용하는 

일에 모든 마케팅노력을 들여야 한다. 

 

'우린 좀 비싸요. 하지만 당신은 소중하잖아요'

로레알의 광고 카피는 이를 잘 활용한 덕에 높은 제품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중요한 건 약점이 아니다. 진솔함이다.

 

 

<참고 자료>

마케팅 불변의 법칙, 잭 트라우트, 알 리스 박길부 번역, 십일월출판사, 2007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황혜숙 번역, 21세기북스,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