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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노트/콘텐츠 마케팅의 이해

콘텐츠 마케터가 생각하는 백종원이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백종원이 유튜브를 하면서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출처 :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

 

지난 11일 사업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씨(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하루 만에 32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화제가 됐습니다. 첫 번째 레시피로 소개된 '제육볶음 100인분 만들기' 영상은 거의 400만 조회 수(6월 24일 기준)에 달하며 백종원 씨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저 또한 궁금해서 찾아보니 역시 '방송 천재'라는 별명답게 요리라는 주제를 통해 해박한 지식과 입담으로 재밌는 영상을 만들어냈더군요. 

 

백종원 씨가 갑자기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간 백종원 씨가 특히 방송 출연이 잦긴 했지만 유튜브에까지 진출할 거라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었습니다. 백종원 씨는 스스로는 장모님과의 일화를 들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자신의 레시피가 다르다는 것을 보고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 이유뿐일까요? 물론 내막이야 직접 들어봐야 알겠지만,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본다면 아마 백종원 씨가 유튜브를 하면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아서 일 겁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잘 하는 경영인 중 한 명으로 늘 백종원 씨를 들곤 합니다. 몇몇 분들은 '백종원이 언제 콘텐츠 마케팅을 했어?'라고 반문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백종원 씨는 그간 마케팅에서 콘텐츠의 힘을 잘 이용해왔습니다. 다만 그가 활용한 채널이 요즘 많은 마케터 분들이 사용하고 있는 SNS가 아닌 매스 미디어였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백종원 씨는 본래 요식업 쪽에서는 유명했지만,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이슈를 만들어낸 것은 MBC 예능 프로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기 시작한 이후입니다. 실제로 방송 이후 백종원이라는 사람에 대한 악플도 많이 줄었었죠. 그는 마리텔의 성공 이후 여러 채널에서 나오는 방송마다 히트를 치며,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게 됩니다.

 

< 출처 : MBC, '마이리틀텔레비젼'>

 

재밌는 점은 방송에서 보이는 백종원 씨의 이미지입니다. 처음에는 마리텔에서 다소 엉뚱한 레시피(예: 슈가보이)나 프라이팬을 태워먹는 실수 등을 보여줘 인간적인 매력으로 호감도를 높였다면, 이후에는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 등에서 요리 전문가, 최근 골목식당에서는 요식업의 일인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에서 어느 순간 대한민국 요식업의 대부가 되어있는 모습이 흥미롭지 않나요? 이미지메이킹은 브랜딩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실 콘텐츠의 힘을 잘 알고 있던 백종원 씨가 유튜브 진출을 하게 된 것은 시간문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일까'라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 아무리 유튜브가 성장했어도 전통적인 미디어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요. 이미 TV 매체를 점령하고 있는 백종원에게 있어서 유튜브는 제2옵션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다 보니 최근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참고 : 1위 '더본코리아' 2년새 영업익 반토막...막...골목식당 '백종원' 제 머리 못깎네)

 

기사를 보면 더본코리아의 영업이익이 2016년에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고, 3년째 매출에 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그간 엄청난 속도로 대한민국 요식업계를 장악하던 것을 보면 나름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더본 코리아의 내부 경영 방침에 대서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마케팅 적으로는 뭔가 타개책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므로 속단은 무리겠지만 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인 백종원 씨가 단지 취미생활로 유튜브를 하는 것은 아닐 거라는 것이 마케터로써 저의 판단입니다. (해외에서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도 간혹 언급하시던데, 더본 코리아의 해외 진출에도 활로를 찾으려는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미디어를 단지 마케팅 용도로만 활용한다면 저렇게 방송을 즐길 리 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백종원 씨는 여러 방송에서 본인이 직접 요리를 하거나 현장을 발로 뛰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인데요. 심지어 이번에 개설된 유튜브 영상에서는 제육볶음 100인분이나 콩나물무침 100인분을 본인이 직접 다 손질하고 조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영상들을 보면 저 또한 백종원 씨가 방송하는 모습이 무조건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 그의 화법이나 진행 방식을 보면 정말 요리를 사랑하고 요식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본인을 직접 노출시키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 :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

 

우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알리바바의 마윈과 같은 CEO가 대중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이나 강연을 하는 모습을 익숙하게 보곤 합니다. 그들 또한 단지 대중 앞에 서는 것을 즐기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이들이 언론이나 방송 출연이 잦은 이유는 바로 기업의 브랜딩 때문인데요. 이것은 SNS 마케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게리 바이너척이 직접 유튜브에 출현하면서 브랜딩을 만들어낸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오너가 미디어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높이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방법입니다. 이에 관해 마케팅 전문가 알 리스는 PR의 중요성을 강조한 『마케팅 반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경영자가 언론 즉, 미디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없다면 해당 기업의 CEO를 교체해야 한다"

 

백종원 씨가 누구일까요? 인플루언서를 넘어 방송국 예능 대상 후보로까지 올랐었던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개인 미디어를 활용한다면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한 것이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가장 영향력이 강한 미디어로 꼽히는 유튜브는 더본 코리아의 브랜딩을 만들어내는데 최적의 플랫폼일 겁니다. 여기서 그가 보여주는 철학과 열정은 곧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이끌어가는 사업에 대한 브랜딩 또한 높여주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백종원 씨가 지난해 SBS 연예 대상을 미리 거부했던 일화는 본인이 예능인, 또는 방송인보다 '사업가'로서의 포지션을 분명히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지 음식을 사랑하는 방송인이 아닌 요식업을 하는 사업가라는 명분을 명확하게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이죠. 저는 백종원 씨가 마케팅에 대한 공부를 따로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가 하고 있는 마케팅적 요소들은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글이 백종원 씨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진심마저 곡해하는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많은 구독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혀 광고를 붙이고 있지 않는 것은(물론 광고 수익이 본인이 벌어들이는 것보다 미미하다고 해도) 영상을 시청하는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부분은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케팅에도 진솔함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진심을 백종원 씨는 미디어를 통해 매우 잘 전달하고 있는 우수한 경영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백종원 씨가 만들어가는 시장이 어떨지 개인적으로도 매우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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