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 블랙스완(black swan)은 무엇일까?

M.동방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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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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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탈래브가 말하는 블랙스완의 정확한 의미

 

요즘 미디어에 '블랙스완'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최근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경제 전문가나 유튜버 등 너 나 할 것 없이 블랙스완이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블랙스완은 엄밀히 말하면 진짜 블랙스완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블랙스완이란 본래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인 사건'을 통칭하는 단어로 전쟁이나 테러, 재난 상황 같이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극단적인 사건을 말한다.


애초에 여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정도의 사건이라면 그건 이미 블랙스완이 아니다. 사실 블랙스완이 경제적 용어로 자주 쓰이는 이유는 이 단어가 최초로 등장했던 시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08년 금융위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를 유명하게 만든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저서인 <블랙스완>에서 블랙스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블랙스완은 '극단값'이다. 극단값은 과거의 경험으로는 그 존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대 영역 바깥에 놓여 있는 관측 값을 가리키는 통계학 용어다. 극단값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것이 존재할 가능성을 과거의 경험으로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블랙스완은 극심한 충격을 안겨 준다.


3. 블랙스완이 극단값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그 존재가 사실로 드러나면, 인간은 적절한 설명을 시도하여 이 사건(블랙스완)을 설명과 예견이 가능한 것으로 만든다.


요약하면 블랙스완이란 희귀성, 극도의 충격, (선견지명은 아니지만) 예견의 소급 적용, 이 세 가지 속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따라서 탈레브는 블랙스완을 예측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블랙스완은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하려고도 하지 말라. 블랙스완에 맞서는 현명한 방법은 그저 대비하는 것 뿐이다'


그럼 어떤 사건인지 알 수도 없고 언제 발생할지 예측도 불가능한 이 극단의 상황을 어떻게 대비한다는 말일까?


탈레브는 책상과 TV 앞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지껄이는 소리를 차단하고 직접 거리에 나가 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채소가게 주인이 책상머리에서 데이터만 뒤적거리는 전문가(교수나 금융 트레이너들은 미디어에 등장해 예언을 밥 먹듯이 하지만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들이 하는 말보다 훨씬 더 진실에 근접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그린 영화 <빅쇼트>를 보면 주인공들이 직접 발로 뛰며 미국 부동산 시장의 실태를 조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금융 상품의 부실을 조사함으로써 블랙스완에 대비할 수 있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블랙스완이란 예상치 못한 극단의 사건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2. 우리는 미래를 추측해 볼 수는 있어도 예견할 수 없다. 즉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것 뿐이다.


3. 미래에 대비해 더 나은 판단을 하고 싶다면 방구석에서 모니터만 쳐다보지 말고 밖으로 나가서 체험하고 느껴라. 유튜버들 100명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직접 움직이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법을 기르는 편이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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