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형제들'의 '우아한 콘텐츠 마케팅' 전략
M.동방불패
·2018. 12. 24. 18:40
'배달의민족'을 성공으로 이끈 마케팅 전략
지난 20일,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김봉진 대표)'은 3억 2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가 3조 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벤처기업 중 명실상부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이 주력하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우아한 형제들은 올해 3월, 푸드(Food) 잡지인 '매거진 F'를 창간했다.
<출처 : 매거진F facebook>
왜 뜬금없는 잡지 사업에 손을 댄 것일까? 수익성이 별로 보장되지 않는 오프라인 미디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크래프트 푸드의 사례를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크래프트 푸드는 「크래프트 푸드 앤 패밀리」를 출판하고 있는데 이 잡지 콘텐츠가 회사에 주는 진짜 혜택은 오프라인 수익이 아니다. 이 잡지가 주는 더 큰 혜택은 기존 디지털 매체 구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크래프트는 자사 데이터베이스 '온라인 레시피'의 오디언스로부터 입수한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디지털 매체 구매로 거둔 성과 대비 4배 더 많은 수익률을 달성한다. 또한 크래프트는 콘텐츠 및 데이터 기술을 사용해 자사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1억 명 이상 사람들의 특징 2만 2천여 개를 추적한다. (이렇게 추적한 총 데이터 수는 '2조'개다.) 크래프트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디지털 광고를 맞춤화하고 더욱 계획적인 매체 구매를 통해 광고의 초점을 맞춘다.
자사 미디어를 활용하면 브랜드의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만들어내고 다양한 방법으로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는 수익 및 성장을 이윤과 결합하여 훨씬 더 수익성 높은 사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아한 형제들이 창간한 자사 미디어인 '메거진 F'는 바로 이러한 점을 노린 것이다.또한 우아한 형제들은 작년 '[배달의민족] 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이라 불리는 행사를 주최하며 이슈를 만들어냈다. 이 행사는 단발성 이벤트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올해 제2회 차를 개최, 작년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어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치믈리에 자격시험'이 지속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더 나아가 우아한 형제들은 '치믈리에 이벤트' 통해 브랜드 가치를 요식업 전체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출처 : https://youtu.be/T7JKdlEro-c>
[배달의민족] 제1회 치믈리에 자격 시험의 성공은 커다란 이슈를 만들어내며 이후 제2회 치믈리에 자격시험까지 이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CEO가 디자이너 출신인 만큼, 배달의 민족은 여러 가지 폰트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도 한다. 한나체 주아체, 연성체 등으로 불리는 '배민 폰트'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내 주변에도 실제로 현업에서 '배민 폰트'를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 외에도 '경희야 캠페인'이라 불린 티저광고(여성중앙(-이것도 매체를 이용한 PR 효과를 노린 전략)에 실린 불특정 다수에게 '경희야, 넌 먹을 때가 가장 예뻐'의 카피 광고는 이후 SNS 등을 통해 지영아, 넌 먹을 때가 가장 이뻐 등으로 응용되어 광범위하게 공유되었다.), 배민 신춘문예 등은 우아한 형제들이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활용해서 브랜드 가치를 키워나갈 수 있는지를 매우 잘 보여준다.
<출처 : '배달의민족' NAVER 공식 블로그>
'배민 신춘문예'를 통해 정기적으로 트렌디한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이 돋보인다.
이 같은 행보는 우아한 형제들이 '카드 뉴스' 제작자로 유명세를 탄 김지현 씨를 스카우트 한 것에도 잘 나타난다. 김지현 씨는 처음 입사한 스타트업에서 SNS를 통해 '카드 뉴스'를 꾸준히 올린 결과, 자사 서비스 인지도를 업계 1위로 만들었다. 당시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우아한 형제들은 이런 김지현 씨를 놓치지 않았다. 김지현 씨는 여러 회사의 제안을 물리치고 우아한 형제들을 선택한 이유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 회사에서 제안을 받았어요. 다른 곳에서는 다들 뭉뚱그려 '마케팅을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우아한 형제들은 'B2B 사장님들과 회사를 연결하는 콘텐츠 마케팅을 해달라'고 아주 구체적인 제안을 내밀었어요. 너무 매력적이었죠. 치킨을 튀기는 사장님과 코드를 짜는 IT 회사,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일이잖아요. 기술 너머에 사람 냄새를 전달하는 일이었어요. 팀은 B2B 기획팀이지만, 제가 하는 일 자체는 여전히 콘텐츠 마케팅입니다. 사장남들에게 회사의 메시지를 카드 뉴스로 전달하고 있어요."
우아한 형제들은 기존의 TV 광고에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배달의민족이 단순 배달 앱을 넘어 '요식업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이 돼가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우아한 형제들'의 이현재 이사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자사의 서비스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릇은 플랫폼이고, 핵심은 '콘텐츠'라 말하며, 자사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린다.
"'배달의 민족'은 사실 미디어와는 조금 다른 오토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근래에 들어서 마케팅으로 많은 이용자들과 소통을 잘 만들어내는 기업으로써 밖에 많이 알려졌는데요. '배달의 민족'이 이런 가치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데는 한두 가지 정도의 큰 틀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오늘 계속 논의되었던 플랫폼 이야기가 한 그릇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반면에 콘텐츠가 또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문헌>
[마케팅 人사이트]우아한 형제들 김지현이 말하는 '콘텐츠 마케터의 일', 정새롬, Platum, 2018.9.28, https://platum.kr/archives/107001
배달의 민족, 3,600억 규모 투자 유치… 기업가치 3조원, '유니콘'지위 공식화, 손요한, Platum, 2018.12.20, https://platum.kr/archives/113458
"치킨은 살 안쩌요", '배달의 민족'의 콘텐츠 바이럴 전략, MediaX, 2017.12.19, http://www.mediax.kr/?p=649
배달의민족, 격월간 푸드(Food) 잡지 '메거진F'창간, 이성기 기자, 이데일리, 2018.3.12 http://www.edaily.co.kr/news/read?newsId=03460406619146272&mediaCodeNo=257
킬링 마케팅, 조 풀리지, 로버트 로즈, 박상훈 역, 21세기북스, 2018
ㄴ 관련 글 : 배달의민족은 혁신기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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