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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노트/협상전략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애처로운 사람은?

'전술적 공감'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라

 

직업특성상 거래처 사람들과

제휴 상품들의 단가 협의를 진행하곤 한다.

협상이 쉽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업무 초기에는 이런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적도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종종 겪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평행선 협상이 자주 발생할까?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만 4세가 지난 후부터

'관점 전환'(=상대방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관점 전환 능력은 나이를 먹을수록 퇴행한다는 것이다.

간혹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자기 얘기만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


즉,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관점 전환(역지사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결국 협상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관점 전환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선 '관점 획득 perspective taking'

협상에선 '전술적 공감'이라고 한다.


 

다음은 협상 전문가 최철규 대표가

재개발 사업을 맡은 팀과 워크숍을 할 때의 일화다.

 

강의 때 누군가 다음과 같은 불만을 털어놓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정말 애처롭습니다.

재개발 동의서에 서명하고,

한 2년만 견디면 최소 1억 5천만 원은 벌 수 있는데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안 돼요.

엑셀 돌린 거 보여주고,

인터넷으로 아파트 시세 직접 보여줘도 이해를 못 하신다니까요.

정말 답답해요."

 

재개발 지역은 1 ~ 2년만 고생하면

1억에서 많게는 몇 억 원도 벌 수 있는 곳인데

어르신들이 엄한 고집을 부려 서로 불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철규 대표는 정작 답답한 것은

그런 하소연을 하는 건설사 직원들이라고 말한다.

 

건설사 직원들은 대부분 40대 초반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한창나이에 2년 고생하고

1억 5천만 원을 버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팔순 넘은 어르신들은?

어르신들에게 왜 서명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다음과 같이 답하곤 한다.

 

"나도 안다. 돈 되는 거.

하지만 이 집…, 우리 돌아간 영감하고 40년 넘게 산 집인데…

집안 곳곳에 영감의 손때가 묻어 있다."

 

"요 앞집 박 씨 할머니, 나의 유일한 소주 메이트.

이렇게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나겠나.

나는 지하철도 탈 줄 모르는데…"

 

"늘그막에 갑자기 큰돈 생기면 자식들 싸움이나 나지,

뭐 좋을 게 있다고."

 

협상 전문가인 최철규 대표의 입장에서

정말 애처로운 사람은 건설사 직원인 것이다.

 

최철규 대표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저서인

『협상의 신』에서 협상가들이 알아두면 좋은 <만달 아트 Tool>을 소개한다.

 

상대의 관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만달 아트

<이미지 출처 : 협상의 최철규한국경제신문>




기업에서 해외에 있는 S 급 인재를 스카우트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림에서 보이는 Tool을 활용해 협상을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첫 번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

해외 거주자가 한국으로 올 때 그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은?

(기혼자라면) 당연히 부인일 것이다.

그런데 부인은 대부분 한국에 오기 싫다고 한다.

차선으로 당신은 한국에 있는 부모를 설득해야 한다.

"딸과 손주들 보고 싶지 않으세요?

한국에서 몇 년이라도 함께 살자고 해주세요."

 

두 번째,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신념)

외국의 인재를 끌어올 때는 의외로 애국심에 호소를 많이 한다.

"언제까지 그 좋은 머리, 다른 나라를 위해 쓸 겁니까?

조국을 위해  쓰셔야죠."

※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핵물리학자인 이휘소 박사를

외국에서 모셔올 때도 애국심에 호소한 전략을 사용했다고 한다.


 

세 번째, 필요로 하고, 걱정하는 부분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 당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일까?

집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개 자녀교육일 것이다.

"한국에도 좋은 외국인 학교 많습니다.

아이를 너무 외국에서만 교육하는 것도 좋지 않아요.

이번 기회에 조국의 뿌리를 알게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네 번째, 상대의 기호

상대의 취미는 산책과 골프이다.

따라서 미국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과  같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도 그런 동네가 있습니다.

근처에 양재천이 흘러 산책하기 좋고,

명문 골프장을 50분 내에 다 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협상 만달 아트는 상대방의 관점을

한눈에 보고 전략을 세우기 좋은 도구이다.

실제로 현업에서 많은 협상가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명심할 점이 있다.

협상에서 사용되는 이런 방법들은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나온 도구라는 것이다.

위기 협상 전문가인 황세웅 교수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 말한다.

만약 당신이 협상테이블에서 애처로운 협상가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대한 '공감'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관련 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12가지 협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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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크리스 보스, 탈 라즈, 이은경 번역, 프롬북스, 2016

인생은 협상이다. 황세웅, 팟빵, 2017

협상의 신, 최철규, 한국경제신문,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