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기의 창업 이야기 EP.03 창업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잉기의 창업 이야기 EP.03 창업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 by 잉기

지난 글을 읽어보니 스타트업이 뭔지는 대강 알겠다.

‘그런데 그거 잡스같은 창의적인 천재들만 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실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그런 환상을 살짝 깨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다수의 창업 아이템은 창의적인 머리에서 ‘삑’하고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잡스같은 예외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피봇팅’이라는 과정을 거쳐 처음과는 꽤나 다른 모습의 아이템을 빚어낸다. 얼마 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되었던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인 쿠팡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또한 이런 것들을 알고 있기에 극 초기 창업자들에게 투자할 때는 ‘사람’(창업가와 팀원)을 보고 투자한다. ‘사업가’로서의 자질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창업에 관심이 덜한 이들이 보는 이상적인 창업가의 모습은 내부에서 생각하는 모습과 사뭇 다르다. 지난 10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2018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의 한 부분이 이를 말해준다. 아래는 “창업자에게는 다음 중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각각 스타트업 창업자(114명), 스타트업 재직자(250명), 대기업 재직자(50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200명)를 대상으로 설문을 받은 결과이다.

먼저 아래 두 장의 사진에서 대기업 재직자와 대학 졸업 예정자가 생각하는 모습을 살펴보자. 대기업 재직자는 ‘창의력’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추진력’과 ‘전문성’을 꼽았다. 대학 졸업자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창의력’을 선정한데 이어 ‘결단력’과 ‘트렌디함’을 꼽았다. 두 집단 모두 ‘창의력’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았다.

 

하지만 내부에서 생각하는 창업자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역량은 바로 ‘추진력’이다. 그 뒤를 ‘인내력’과 ‘전문성’이 따르고 있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의 결과에서는 ‘전문성’이 1위를 그 뒤로 ‘추진력’과 ‘결단력’이 2,3위를 차지하였다. 정리하면 ‘추진력’과 ‘전문성’이 중요하며 그리고 ‘인내력’과 ‘결단력’이 따른다. 지난 ‘2018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 플랫폼 ‘네모’를 서비스하는 슈가힐의 이용일 대표는 강의 후 Q&A에서 “창업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체력과 끈기, 무모함, 참을성, 팀원들에게 부지런한 모습 보이기”라고 답했다.

 

성공한 창업자의 모습만 보기 때문에 모든 창업자가 완벽해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앞서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중국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도 실제로는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마윈은 가끔 이런 농담을 한다고 한다.

“내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웹 페이지 검색과 이메일 전송.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난 컴퓨터에서 동영상도 틀 줄 모릅니다. 사실 배울 생각도 없어요. 이렇게 영원히 초보자로 남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각자 다르기에 ‘사업자는 무조건 이래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창업자 대부분이 가진 역량은 추진력이다. 빌보드가 “음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라 극찬한 스포티파이의 창업자 다니엘 에크는 본인에게는 별다른 재능이 없다고 평가한다.

“어릴 때 동네 축구클럽에 가입했는데 곧바로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18살에는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 죽도록 노력했지만, 백업밖에 되지 못했다. 내 재능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있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는데 세상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러니까 나는 특별히 못하는 건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추진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나 역시 시간에 관해선 정말 계획적이다. 하루, 일주일, 한 달의 목표를 세워놓고 매일 저녁 지켜지는지 점검한다.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모든 시간을 끌어내 할당한다.”

 

계획을 세우고 누워만 있다면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다. 창의적이지 않더라도 당장 밖으로 뛰어나갈 능력만 있다면 당신도 창업가가 될 수 있다.

<참고 문헌>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8,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2018.10.11

마윈 :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 류스잉, 펑정, 양성희 역, 열린책들, 2015

“재능도 카리스마도 없다”는 스포티파이 창업자의 리더십, 배소진, 티타임즈, 2018.08.21, https://1boon.kakao.com/ttimes/ttimes_180821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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