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말 일하는 것을 싫어할까?

M.동방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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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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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행복없이 집단의 행복이 존재할 수 없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인터뷰 등에서 자주 언급하는 내용 중 하나는 '인간은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통상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승건 대표는 오히려 좋아하는 일을 하다 건강을 해치기도 하는 게 인간의 특성이라 말한다.

(참고 : 지시와 명령은 없다. 역할만 있을뿐. 리더는 수평적 소통 지원하는 조력자)

 

때문에 그는 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요소를 제거해 직원들에게 '일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면 혁신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높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토스 조직의 기업 문화는 이승건 대표의 이러한 경영철학 덕분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이승건 대표의 관점은 사실 50년도 더 전에 피터 드러커가 이미 언급한 내용이다. 피터 드러커는 1954년에 출간한 <경영의 실제 The Practice of Management>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있다.
'사람은 일을 하기를 원한다고 가정해야 한다. 사람은 일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 본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다.(...)
그러므로 경영자가 당면하는 과제는 근로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근로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근로자가 일을 하려는 욕망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피터 드러커의 주장은 인간을 '자원'으로 해석하는 데서 기인한다. 이것은 지극히 경제학적 입장으로 다른 자원과 다르게 인간은 자체적으로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차원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공학적 접근 방법이다. 공학적 접근 방법은 인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과 가장 잘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한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인간이라는 구체적인 자원을, 즉 작업에 투입된 인간의 능력과 한계를 가장 잘 고려하여 만든 작업 조직일 것이다.(...)
인간은 다른 여느 자원들과는 달리 아예 자신이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절대적인 결정권을 지닌다. 독재자들은 이런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초기 저술작인 <산업사회의 미래 The Future of Industrial Man>에서도 언급했듯, 사회의 비합리성을 개인의 기능과 지위의 결여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개인의 목적과 생활을 제외한 채 집단의 목적과 생활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영자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 산업사회의 기능과 지위는 곧 기업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이 기초해야 할 윤리적 원칙은 인간 본질의 대한 완성과 더불어 우리가 속한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또한 이것만이 피터 드러커가 추구했던 집단과 집단의 '상생'이 가능한 사회이다. 때문에 나는 피터 드러커의 이론이 (토스의 사례처럼) 현시대의 진보적이라 평가받는 기업가들이 지향하는 지점과 닮아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최근 공유경제 논쟁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와 노사 간의 갈등, 나아가 여러 나라에서 다시 붉어져 나오고 있는 전체주의적 모습들은 그가 예견한 인류사적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후 인간과 사회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길 원했던 그가 던지는 메시지가 지금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산업사회의 끝을 향해가는 우리에게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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