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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노트/관리학

스타트업을 성공시키려면 CEO의 급여부터 낮춰라

스타트업 CEO의 연봉이 15만 달러 이상이면 망한다

 

 

스타트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페이팔 창업주 '피터 틸'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영자는 급여를 무조건 낮게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저서인 『제로 투 원』에서 창업가의 연봉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벤처 캐피털의 자금 지원을 받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면 그 어떤 경우에도 CEO가 15만 달러(약 1억 7천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해당 CEO가 구글에서 훨씬 더 큰돈을 받는 데 익숙하다거나 거액의 주택 담보대출이 있다거나 해도 상관없다. CEO가 30만 달러(약 3억 3천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면, 그는 창업자보다는 정치가가 될 위험이 있다."

 

피터 틸에 따르면 고액의 연봉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월급과 함께 현 상태를 방어하려는 동기가 생기기 때문에 특히 스타트업에서 이런 경영자는 문제 해결보다 개인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고 말한다. 반면 경영자의 급여가 낮게 유지되면 회사의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도 본보기가 된다.

 

<출처 : wikipedia>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적인 투자가로도 손꼽히는 피터 틸은 스타트업의 경영자는 무조건 연봉이 낮을수록 좋다고 주장한다.

 

 

보통은 대부분의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낮은 급여와 높은 업무량으로 힘들어한다. 이들은 어느 정도 손해를 감안하더라도 미래 시장에 대한 가능성과 기업의 미션을 위해 현재 자신의 가치를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쓸데없이 높은 대표의 연봉이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리가 만무하다.

 

나 또한 몇몇 회사를 거치면서 경험한 것을 비추어보면, 회사의 규모가 작거나 신생 기업일수록 CEO가 급여가 높으면 득보다 해가 많았다. 크나 작으나 인건비는 기업의 현금 유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경영자가 자신의 급여에 욕심을 부리다 보니 직원들의 급여 인상폭이나 복지 수준이 낮아져 능력 있는 직원의 이탈이 많아졌던 것이다. 특히 이런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의 연봉보다는 경영자의 욕심에 더 서운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타트업 전문 매체인 startups.co가 지난 1월에 기고한 기사를 보면 스타트업의 경영자의 급여는 기업의 'Runway'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Runway'란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현재 가지고 있는 돈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하는데 회사가 수익을 내기전까지 모든 지출은 이 Runway 기간과 상응하기 때문이다. STOW IT의 CEO 카멜로 마니노는 경영자의 연봉이 기업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희는 CEO야말로 가장 연봉이 높은 직원이고 그 연봉을 천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희는 구조적으로 천장을 좀 낮게 둘뿐이죠. 예를 들어, 제가 CEO로서 연봉 4만 달러를 번다고 생각해볼까요? 이렇게 설정함으로써 이미 다른 직원들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이미 그들은 저희 회사가 성공할 때까지 그들의 연봉이 그 이상 오르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되는 거죠. 게다가 이는 조직 공동체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즉, CEO의 연봉이 낮을수록 회사 창립자들은 그들의 지분 가치를 올리는데 더 집중하고 이는 창립자, 투자자 그리고 회사 직원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리는 실리콘밸리 평균 CEO 연봉은 어느 정도일까?

 

<출처 : compass>

※ 세계 평균 연봉은 최대 약 7만 2천 달러(호주), 최소 약 3만 달러(인도)로 인도가 특히 높은 CEO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업체인 Compas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CEO들 중 75%가 7만 5천 달러 이하의 연봉을 받았으며, 66%는 5만 달러 이하였다. 물가가 높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해야 함을 고려했을 때 스타트업 설립자의 낮은 급여는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이러한 현황은 아직까지도 사치스러운 이미지로 남아있는 창업 붐이었던 닷컴 버블 이후 실리콘 밸리의 생존을 위한 실리적 경영의 결과로 분석된다.

 

물론 CEO의 연봉 책정에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다. 조금 논점에 벗어나긴 하지만 실제로 프로 스포츠의 경우 스타플레이어를 포함해 선수단 장악을 위해 고액 연봉을 계약 조건으로 하는 감독들도 많다. (※ 스포츠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스타트업과 프로 스포츠는 생존이라는 부분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더 비슷한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

 

<출처 : wikimedia>

카리스마형으로 유명한 무리뉴 감독은 대게 팀에서 높은 권한을 부여받으며 스타플레이어 못지않은 고액 연봉으로 유명하다. 무리뉴 감독이 이름이 알려진 뒤 인터밀란 시절을 제외하고, 옮기는 팀마다 대게 3~4년째 선수들과의 불화에 시달리는 것은 생각해볼 부분이다.

 

이처럼 맥락에 따른 CEO의 급여 책정에 관한 부분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컨설턴트인 엠마 부틴의 주장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엠마 부틴은 투자자들은 사업 계획서에 적힌 여러 숫자로 사업의 방향과 경영자의 능력을 파악하여 투자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때 급여 내역에 적힌 CEO의 연봉은 경영자의 능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에 단순히 경영권의 높은 급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결국 관점의 차이로 볼 수 있는데 CEO는 다른 직원보다 급여를 적게, 또는 많게 책정한다면 이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엠마 부틴의 조언처럼 스타트업의 CEO라면 그들은 자신의 직책에 대한 목적의식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늘 꿈과 불안감을 동시에 안고 살아간다. 이들의 모습은 마치 미래를 사고파는 주식투자자들과 닮아있다. 살얼음판 같은 시장에서 경영자가 자신의 지분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면 조직의 인재들은 모래알처럼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이런 CEO들에게는 다음의 조언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보통 CEO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밑에 직원들은 열심히 부리면서 본인 스스로에 대해 연봉 책정이 너무 후하다는 겁니다. 연봉을 낮게 책정함으로 문화를 정립해나가고 미션을 함께 수행하기 위해서 다 같이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커 나가야 모두 성공하니까요."

- 카멜로 마니노

 

 

<참고 자료>

스타트업, CEO와 직원의 급여는 얼마로 책정해야 하나?, IT donga, 강일용, 2013.11, http://it.donga.com/16448

Startup CEO Salary: How Much Should A Company CEO Make?, startups.co, Emma McGowan, 2018.01, https://www.startups.co/articles/startup-ceo-salary

Startup CEO salary: What wage does fouders get? Probably not a very high one, TMW, Martin Bryant, 2014.01, https://thenextweb.com/insider/2014/01/14/salary-founder-favorite-startup-get-probably-high-one/?fromcat=all#!srtW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