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 갑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

P. 동방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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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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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사람이 윗사람을 해코지 하는 방법

 

제나라의 한 고위 관리가 왕을 모시고 술을 마시던 중 매우 취해 밖으로 나가 화랑문에 기대어 있었다. 

 

발이 잘린 문지기가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어르신께서 남은 술이 있으면 저에게 조금만 나누어 주십쇼"

 

관리는 꾸짖어 말하였다.
"물러가라. 형벌을 받은 문지기 주제에 어찌해서 감히 나같이 높은 사람에게 술을 구걸하느냐"
(* 과거 중국의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는 중형을 선고 받은 죄인들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크게 호통을 받은 문지기는 다급히 물러났다.
관리가 그 자리를 떠나자 화가 난 문지기는 회랑문의 난간 아래에 물을 뿌려 마치 소변을 본 모양을 만들었다.

 

다음날 왕이 나오다가 이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누가 이곳에 소변을 보았느냐?"

 

문지기가 대답했다.
"소변을 본 이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젯밤 중대부(호통을 친 관리)가 이곳에 서 있는 것은 보았습니다."

 

문지기의 말을 들은 왕은 노하여 관리를 벌해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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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에 나온 일화는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갑'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최근 연예계에서 반복되는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갑이라 여겨졌던 사람은 을이라 생각했던 누군가의 폭로로 무너진다.

 

연예계 갑질 논란 속 매니저와의 훈훈한 관계로 재조명 중인 한채영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더 도덕적이어야 해서가 아니다. 노출이 많고, 적이 많고, 해석당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권력은 고정된 게 아니다. 위치, 상황, 해석 하나로 순식간에 뒤집힌다. 이걸 간과하는 순간, 갑은 가장 취약한 위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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