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미디어의 해방에 대처하는 방법
M.동방불패
·2019. 5. 2. 09:40
다음은 브런치 글쓰연(글쓰기 연구소) 매거진 4월 미션에 실린 글입니다. 글쓰기와 창작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세요.
https://brunch.co.kr/magazine/writing-lab
타인을 위해 진실된 콘텐츠를 소유하세요
(아직도 스스로 미디어가 되길 망설이는 이들에게)
콘텐츠는 본래 '내용물'이라는 뜻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작동하고 있는 '언어(말)'도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콘텐츠는 인류와 함께 한 가장 오래된 개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무엇일까요? 네이버 정보통신용어사전에 따르면 미디어란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를 의미합니다. 즉,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인류의 역사는 '미디어 발달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인류의 미디어는 손짓 몸짓에서 서신으로 그리고 오늘날의 스마트폰까지 정말 놀라운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봅시다. 만약 내 휴대폰에 울리는 전화나 메시지를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떨까요? 누군가에게서 도착한 메시지가 거짓말을 담고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메시지를 무시하거나 스팸처리를 해 놓을 겁니다.
이건 오프라인의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전달하는 자(=미디어)가 전달하는 콘텐츠에 '진실성'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에 따라 콘텐츠에 힘이 실릴지 결정됩니다. 결국 콘텐츠도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콘텐츠의 본질은 '신용'입니다. 콘텐츠에 신용이 실리면 영향력이 생기게 되고, 콘텐츠 생산자는 곧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디어라는 것이 조금 묘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의 대량 전파가 가능해지면서 미디어를 소유한 자들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정해진 수순이었을 겁니다. 본래 사람의 기본적인 신체 구조로는 콘텐츠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인간에게는 자의건 타의건 필연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매(개)체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이죠.
상황이 이렇게 되니 사람들은 거꾸로 미디어를 통해 신용과 브랜드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매스미디어가 흥하던 시기에 광고가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문제는 대중은 미디어에서 뿌려대던 콘텐츠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현상에 대한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를 이용하던 것은 기업뿐만이 아니니까요.
이쯤 되면 조금 감이 오실 겁니다.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보다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 더 중요해진 것입니다. 즉 언론이 브랜드가 되고, 언론이 곧 힘(=Power)이 되었습니다. 정통 마르크스주의자인 로버트 킬로이실크(Robert Kiloy-Silk)는 이런 현상에 대해 매스 미디어는 곧 언론이고 허위의식의 원천이며 동시에 자본가의 병기창에 없어서는 안 될 무기라고 단언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을 가장 먼저 장악하려 했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제 언론이 해방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날을 미디어가 해방된 시기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소수 매체의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아도 된 것입니다. 신문사나 라디오는 말할 것도 없고, TV 방송국의 광고 마케팅 효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이런 현상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번 생각해봅시다. 그동안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던 힘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최근 개인 미디어를 소유한 스타 유튜버, 파워블로거들의 위상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미디어가 대중화되면서 콘텐츠를 소유한 개개인들에게 힘과 부가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정치인들이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이제 소수 방송국이나 언론사만으로는 대중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뜻일 겁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조롱받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보기보다 똑똑한 정치인인 것 같습니다.
미디어는 개인화되고, 분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만약 당신이 미디어를 이용한다면 권력을 가질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들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소유하려 합니다. 설령 그것이 단지 즐거움을 위한 정보라도 말이죠.
미디어는 본질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입니다. 콘텐츠가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 '진실성' 더하기 '타인을 위한 특별함'을 갖춰야 합니다. 이제 광고나 선동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결국 미디어는 공짜가 되었지만 콘텐츠는 비싸졌습니다. 저는 콘텐츠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저 또한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특별한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는 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다루는 기술을 공부하고 블로그를 통해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중 한 가지를 들자면, 제 글이 언론사 홈페이지에 실릴 것이라곤 1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습니다.(저는 이전까지 학교 과제말고는 취미로라도 글을 써본적이 없었습니다. 놀랍지 않으신가요?)단지 누군가에게 필요할 것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1980년에 저서인 『제3물결』에서 새로운 문명은 가장 기본적인, 그리고 결코 소모되지 않는 원료는 상상력을 포함한 정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시대의 중심에는 프로슈머(Prosumer - 생산소비자)가 있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은 이미 그의 예언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토플러가 말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당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통하시길 제안드립니다. 그것이 글이건, 음악이건, 영상이건 상관없습니다.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물결이 당신이 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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