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혁신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주인공들, 'Lab Startup 2019'
잉기
·2019. 2. 25. 15:41
기술을 통한 혁신의 장 - Lab Startup 2019 을 다녀오다 - by 잉기
지난 21일 12시, 연세대학교 백양누리홀에서 ‘Lab Startup 2019 - 실험실 창업 페스티벌’이 열렸다.
본 행사의 제목이기도 한 실험실 창업(Lab Startup)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다른 스타트업과 구분되는 요소일까? 바로 ‘혁신기술’이다. 대학이 논문이나 특허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창업(Lab to Market)하는 것을 실험실 창업이라고 한다. 이는 기술집약형 창업이라는 것에서 일반적인 아이디어 창업과는 구별된다.
본 행사는 크게는 2파트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2시 30분부터 15시 30분까지는 예선과 관련된 세션들이 진행되었고, 15시 30분부터 18시까지는 본선에 관련된 세션이 진행되었다.
예선 진행 시간에는 2곳의 장소에서 발표부문에 참가한 창업팀 30팀의 아이템을 발표하는‘Lab Startup battle 예선’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관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메이킹 클래스(네온사인 DIY, 슬라임만들기)와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IoT 코딩 체험, EDM디제잉 체험)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리고 참가한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스타트업 클리닉 부스도 한쪽 편에 배치되어 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예선을 마치고 3시 30분부터 진행된 본선에서는 30개 팀중 상위 6팀의 발표인 ‘Lab Startup Battle 결선’이 있었다. 발표는 고려대학교 혁신단의 ‘K에코테크’팀, 연세대학교 혁신단의 ‘도구공간’팀, 카이스트 혁신단의 ‘모바휠’팀, 한양대학교 혁신단의 ‘시스템 생물학 연구실’팀, 성균관대학교 혁신단의 ‘어큐노스’팀, 카이스트 혁신단의 ‘오팔레트’팀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6개 팀의 발표가 끝난 이후에는 강연과 토크콘서트로 구성된 ‘Lab Startup Live’세션이 있었는데,이번 글에서는 이 세션을 집중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강연은 2명의 연사가 진행했다. 먼저 기술스타트업을 위한 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가 “문제가 문제다”라는 주제로, 그 다음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가 “쓰레기 더미에서 글로벌 창업하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류중희 대표 : “문제가 문제다”
기술스타트업은 보통 본인이 가진 ‘기술(Technology)’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꽤 좋은 기술이라도 그것이 바로 돈이 되지는 않는다. 기술이 돈이 되려면 ‘기술 – 상품 – 사업 – 돈’의 순서를 거쳐야 하는데 기술스타트업에는 상품, 사업에 대한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술이 상품이 되기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를 찾아야 한다.
위 이미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사인 TEAM SEQUOIA 홈페이지에 있는 ‘Writing a business plan’의 일부이다. 가장 먼저 ‘회사의 목적’을 세웠다면 그 다음에 해야할 것은 ‘Problem’, 바로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다. TEAM SEQUOIA는 위 글에서 ‘고객의 고통을 묘사하라!’라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문제란 무엇일까? 아래의 그림을 보자.
위 그림에서 시장이 원하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잘하는 것의 접점에 해당하는 것이 가장 ‘좋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시장이 원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을 Businessman,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을 Artist, 잘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을 Specialist라 한다.
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Specialist는 많아도 Businessman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문제를 설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좋은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내가 가진 문제가 정말 좋은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할 텐데, 이를 판단하는 척도는 어떻게 될까?
먼저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척도는 시장의 크기다. 이는 고객이 느끼는 고통의 크기(Willingness to pay)와 고통을 느끼는 사람 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시장의 크기는 창업자의 욕망의 크기와 비례하니 창업자가 시장의 크기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는 척도는 자원의 크기다. 다소 의아할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 감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린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자원의 종류에는 사람, 시간, 돈이 있다. 연료가 떨어지면 목적지에는 갈 수 없듯, 적절한 자원이 없다면 성공하는 것은 어렵다. 자신의 자원이 얼마나 있고 그를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
마지막으로 잘하는 것을 파악하는 척도는 상대적 경쟁력이다. 자신의 기술이 그 분야에서 세계 3위안에 들지 못한다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하의 기술은 의미있는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면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새 시장을 찾으면 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항상 1등을 할 수 있으며 그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문제를 찾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이는 창업 과정에서 최대의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일이다. 의학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뷰노’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뷰노는 초기에는 여느 기술스타트업과 같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좋은 문제를 갖지 못했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 인식 기술을 메디컬과 접목하여 성장할 수 있었다.
퓨처플레이의 문제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문제를 찾는 것’이며 앞으로 더 많은 기술스타트업의 문제를 찾도록 노력하겠다.
권순범 대표 : “쓰레기 더미에서 글로벌 창업하기”
여러분은 ‘쓰레기’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 단어를 듣고 기분이 좋아지는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보통은 “더럽다”, “냄새난다“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큐브랩은 이런 쓰레기에 대한 일을 하는 ‘쓰레기 벤처’이다. 다소 어감이 이상할 수 있는 말이지만, 매년 늘어나고 있는 쓰레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이큐브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신촌에서 시작된다. 모교인 연세대학교 시절, 신촌 거리에 있는 쓰레기통이 항상 넘쳐나는 것을 목격한 순간 ‘저게 누구의 잘못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고 쓰레기통까지 들고 와서 버렸으니 시민의식의 부재라고 볼 수도 없고,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않고 일하는 미화원분들의 문제라고 볼 수도 없었다.
집에서는 쓰레기가 넘치면 발로 밟아 압축하기 때문에 잘 넘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압축형 쓰레기통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프로토타이핑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프로토타이핑 제작 당시에는 창업에 대한 생각이 없었지만, 일회성 프로젝트에 지나지 않으려면 사업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환경미화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장조사를 진행했고 그를 통해 쓰레기 관련 시장이 굉장히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렇게 개발한 것이 ‘IoT 압축 쓰레기통’ 제품. 데이터가 부족했던 쓰레기 수거업체들에 IoT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제품이 해외까지 알려지면서 시장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에 압축쓰레기통의 가격이 비싸서 국내외 구매 수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 쓰레기통 천장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쓰레기 양을 측정할 수 있는 IoT센서를 개발하였고 이것이 더 일반적으로 이용되면서 고객 Target을 확장할 수 있었다.
쓰레기 수거 업체들은 센서를 부착하여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지만 너무 많은 데이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 차들을 몇 대를 어느 경로로 이동해야 하는 지에 대해 알려주는 ‘배차 솔루션’을 개발했다.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비용을 줄이는 것도 좋은데, 매출을 더 늘리고 싶다’는 의견을 표하자, 이번년도 하반기부터는 내부적으로 ‘쓰레기 우버 프로젝트’라 부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창 투자를 받으러 다닐 때, 어떤 투자자분이 ‘스탠포드나온 애들은 안 할 일이네’라는 칭찬을 해주셨다. 물론 이 칭찬이 어떻게 보면 안좋게 들릴수도 있다. 하지만 쓰레기와 관련된 사업을 하다보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큐브랩의 목표는 ‘Hope to be waste SAP’, 앞으로 이 꿈을 향해 더 노력하겠다.
- SAP : 세계 최대의 기업용 SW업체
권 대표의 강의가 끝나고 류중희 대표와 권순범 대표, 자율주행자동차의 눈, LiDAR센서를 개발하는 ‘SOS Lab’의 정지성 대표와 예비창업자 정다운 씨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었다.
Q . 사회자 : 도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류중희 : ‘도전’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권순범 : 지금까지 오면서 많은 도전과 함께 많은 실패를 겪었다보니, ‘실패’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정지성 : 류중희 대표님과 생각이 비슷하다. 모든 것을 ‘도전’이라 여기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실패를 감싸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Q . 사회자 : 창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이 많은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드린다면?
정다운 : 취업하기 전에 한 번쯤 해도 좋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권순범 : 사실 둘 사이에서 고민해본 적은 없다. 좋아하는 걸 어쩌다 보니 창업을 하고 있었다.
류중희 : 재미있는걸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Q . 사회자 : 스타트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류중희 : 원래하던 스타트업이 인텔에 인수되었다. 창업 문화가 활성화된 미국에는 연구자의 창업비율이 높은데 비해서, 우리나라의 연구자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기술창업을 위한 투자사를 만들게 되었다.
정지성 : GIST에서 박사과정을 하던 중 더 다양한 일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사업을 구상했고 퓨처플레이를 만나 문제를 확실히 재정의하고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Q. 정다운 :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보니 사업에 대한 공부가 부족할 수 있는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정지성 : 사업부서와 연구부서가 가진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탁상에서 오래 고민하기 보다는 빨리 시도해보고 부족한 점을 배우는 것이 좋다.
권순범 : 프로젝트가 사업이 되려면 필요한 자원은 좋은 아이템, 팀, 돈이다. 사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팀원을 어떻게 구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나중에 VC에게 자신의 사업을 설명하게 될 텐데 그에 대한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있게 사업의 비전을 어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돈에 대한 문제는 정부지원이 과거보다 많이 늘었으니 그것을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류중희 : 각자 잘하는 것이 있으니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더 잘하면 되고, 그렇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더 잘하는 사람을 구하면 된다.
Q. 정다운 : 창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이것만큼은 다짐하고 해라’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류중희 : 사장이라면 당연히 사업을 하면서 ‘직원들의 봉급을 안 끊기게 하겠다’와 ‘흑자를 내겠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정지성 : Cofounder를 잘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본인의 아이템이 정말 고객의 니즈를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도 답해봐야 한다.
권순범 : 이전 질문에서 아이템, 사람, 돈에 대한 언급을 했었는데 이 중에 하나라도 확신이 든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너무 다짐하고 도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류중희 : 팁을 드리자면 시작에 대한 다짐보다 끝에 대한 다짐이 더 중요하다. 보통 ‘내가 어느 상황에까지 이르면 사업을 끝내겠다’에 대한 다짐은 잘 하지 않는데, 그것을 정해놓고 그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만 노력한다면 사업이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어 수료식과 시상식이 이어졌다.
먼저 진행된 수료식에는 제주대학교의 ‘제라즈마’팀과 카이스트의 ‘이치코치’팀이 각각 수료증을 받았다.
시상은 전시부문과 발표부문을 나누어 진행되었고 각각 우수상에게는 100만원, 최우수상에게는 200만원, 대상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었다.
관람객 투표로 진행된 전시부문 우수상은 3D식품 프린터와 식품잉크를 연구하는 ‘요리로’, 화학반응을 이용한 미세먼지 탐지센서를 연구하는 ‘나노시너지’, 천연재료를 이용한 항아토피 보습 화장품을 연구하는 ‘EMC’, 소형 태양광 발전을 위한 IoT기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연구하는 ‘트리플이’가 수상하였다. 이어 진행된 발표 부문의 우수상은 폐암 세포 표면 단백질을 타겟팅 하는 항체를 연구하는 ‘시스템생물학연구실’, 무배양 초고속 식중독균 검출기를 연구하는 ‘어큐노스’, 제로시멘트 벽돌 - 에코브릭스를 개발한 ‘K에코테크’가 수상하였다.
전시부문 최우수상은 신장결석 로봇수술 시스템을 개발한 ‘로보서전’, 치과/정형외과용 골재생 촉진 골이식재를 개발한 ‘NABS’가 수상하였고, 발표부문에서는 공공치안 목적의 자율주행, 원격제어 로봇을 연구하는 ‘도구공간’, 자기강화효과를 이용한 휠체어용 장착 키트를 개발하는 ‘모바휠’이 수상하였다.
영예의 대상은 노인 신체기능과 노화 평가 장비를 개발하는 ‘다이나믹 피지올로지’팀이 발표부문 대상은 나노 기술을 통한 무색소 컬러렌즈를 연구하는 ‘오팔레트’가 수상하였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융합과 초연결의 시대 혁신성장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부처에서도 실험실이 단순 연구뿐만 아니라 창업을 위한 공간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쏟겠다”는 말을 전했다.
★ 비즈니스, 창업, 마케팅, 자기계발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로 받아보세요.
*[Wis&Wiz] 페이스북 채널
https://www.facebook.com/WisnWiz/
*[Wis&Wiz] 인스타그램 채널
https://instagram.com/wisnwiz_official
*[Wis&Wiz - 아프락사스TV]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a3GZsILtUWgDSi24TnAdQ
'창업 노트 > STARTUP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가치의 재발견을 찾아보는 성수포럼, 그 첫 번째 시간(상) (0) | 2019.03.01 |
---|---|
글로벌 마켓 속 Hyperconnect의 생존기, '2월 테헤란로 런치클럽' (0) | 2019.02.27 |
소셜 임팩트의 주인공들, ‘H-온드림 데모데이’를 다녀오다 (2) | 2019.02.22 |
16:1을 뚫고 올라온 19년 첫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디캠프 1월 디데이 (6) | 2019.02.04 |
사회 문제를 풀어내는 혁신가들의 데뷔무대, 'The Debut' (0) | 2019.02.02 |